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자신의 가정사를 담은 편지를 언론을 통해 공개한 것은 이혼이 아닌 심경 고백이 목적이었다는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은 31일 측근을 통해 “혼외자와 관련된 이번 사건은 모든 게 내 잘못이고, 내 책임이 크다”며 “가정 문제가 복잡하게 꼬이게 된 데 대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밝혔다.

SK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이번 편지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공개적으로 ‘이혼해달라’고 요청한 것처럼 비치고 있는 데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혼소송을 하려 했다면 편지를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회사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비난을 각오하고 올해가 가기 전 심경을 고백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노 관장과의 이혼 문제는 시간을 두고 대화로 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최 회장은 언론에 편지를 공개한 12월29일 밤 서울 연희동 노태우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 장모인 김옥숙 여사를 만나 경위를 설명했다. SK 관계자는 “김 여사가 편지 공개로 마음의 상처를 입을 것을 우려해 최 회장이 찾아가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