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인터넷은행 시대] 인터넷은행, 인건비·관리비 덜 들지만…'연체율 관리'가 관건
인터넷은행 사업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기존 은행, 금융회사들과 완전히 다른 시도를 예고했다. 직원 5~10명이 근무하는 기존 은행점포 대신 온라인, 모바일, 무인점포 위주로 운영하는 게 대표적이다. 그만큼 고정비용이 적게 든다. 두 인터넷은행은 이 같은 강점을 내세워 “3년 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비용구조를 기존 은행과 비교해 보면 시스템 구축비가 기존 은행의 5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일반적인 은행을 설립하려면 4000억~6000억원의 막대한 정보기술(IT)·시스템 비용이 든다. 예금과 대출 관련 IT시스템, 지점 간 전산망 연결, 신용평가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인터넷은행은 지점을 둘 필요가 없어 예금·대출 관련 IT시스템과 신용평가시스템만 구축하면 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위해 1000억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K뱅크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일반관리비도 확 줄어든다. 현재 시중은행 점포 수는 800~1000여개다. 지점 한 곳이 인건비를 제외하고 임차료, 운영비 등으로 한 해 수십억원을 쓴다. 카카오뱅크는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해 지점 설치·운영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K뱅크도 GS25 편의점과 KT 공중전화 부스를 무인점포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어서 지점 관련 고정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인건비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 인력은 각각 200~300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00여개 지점을 운영하느라 1만명 이상의 직원을 두는 기존 은행의 20분의 1 수준이다. 컨설팅기업 베인&컴퍼니는 총영업이익 중 일반관리비(인건비+운영비+감가상각비 등) 비중이 기존 은행은 55~60%인 데 비해 인터넷은행은 3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성패는 연체율에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5~7등급 금융소비자에 대한 연 10%대 중금리 대출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지난 5월 말 우리은행이 선보인 모바일은행 ‘위비뱅크’에서 인터넷은행의 성패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위비뱅크는 신용 5~7등급 소비자에게 모바일로 중금리 대출을 해주는 서비스다. 6개월간 위비뱅크는 1만2000여건, 430여억원의 대출 실적을 올렸지만 연체율이 2%대 초반에 달했다. 6월 말 기준 기존 은행의 개인대출 연체율(0.42%)보다 약 다섯 배 높다. 담보대출이 아닌 신용대출 위주인 인터넷은행의 연체율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을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관측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