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의과대학 의료진이 간이식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찾는다. 60년 전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의사들에게 의료기술을 배운 한국 의사들이 자신들을 가르친 학교에 의료기술을 전수하게 된 것이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6·25전쟁 직후 미국에서 진행한 한국 원조프로그램 중 하나다. 프로젝트를 통해 1955~1961년 77명의 한국 의료진이 미국에서 연수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은 20일 미네소타 프로젝트 주관 교육기관이었던 미네소타의대와 장기이식 및 줄기세포 공동연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내년부터 미네소타의대 의료진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 두 사람의 간 일부를 떼 한 사람에게 이식하는 2 대 1 간이식, 혈액형이 다른 사람의 간을 이식하는 ABO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등의 기술을 배운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 노하우와 미네소타의대가 보유한 줄기세포 치료기술을 접목해 인공장기를 개발하고 조직을 재생하는 연구도 한다.

협약은 미네소타의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미네소타의대는 미국 내 장기이식기술을 선도하고 있지만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생체장기이식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 않다.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9월 스티브 잡스의 간이식을 집도한 미국의 제임스 이슨 박사가 생체간이식을 배우고 가는 등 매년 100명이 넘는 해외 의학자가 간이식법을 배우러 서울아산병원을 찾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