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청이 들어선 남악신도시 전경. 전라남도 제공
전라남도청이 들어선 남악신도시 전경. 전라남도 제공
“뾰족한 대책이 없어 영업을 하지만 풀칠하기도 힘겹습니다.” 14일 전라남도청이 있는 전남 무안군 삼향면 남악리의 S분식 주인 이모씨(46)는 “도시 활성화가 지연되면서 갈수록 매상이 줄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7년 전 목포에서 식당을 옮겼다”며 “공무원들의 발길이 끊기는 주말에는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15일로 전라남도청 이전 10년을 맞은 남악신도시. 초기 ‘동북아 중심도시’로 개발하겠다며 도시 조성에 들어간 남악신도시는 목표 인구유입 부족과 도시개발 지연 등으로 활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청 이전한지 10년 됐는데…남악신도시 개발 지연에 상인들 '한숨'
○인구만 늘고 원도심은 침체

전라남도에 따르면 허허벌판이었던 남악신도시는 2005년 도청이 광주에서 옮겨오면서 교육청과 경찰청 등 76곳의 공공기관도 함께 이전해 인구 5만903명의 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공공기관 이전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 계획인구는 15만명이었지만 10년 동안 5만명을 겨우 넘겼다. 이 때문에 2단계 임성지구와 3단계 망월지구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이후 남악신도시로 전입한 인구는 전남지역 73.9%, 광주지역 8.6%였다. 목포시 전입자가 63.4%로 가장 많았고 영암군이 9.9%로 뒤를 이었다. 목포시는 남악신도시로 인구가 빠져나가고 상가가 옮겨가면서 원도심이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목포 원도심 한 의류상인은 “서너 집 건너 한 집꼴로 상가가 빠져나가면서 거리 곳곳에 임대·매매 안내판이 나붙었다”며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 매출이 안 오른다”고 말했다.

무안군은 남악신도시로 도청이 오면서 인구증가 효과를 가져왔다. 무안군은 최대 인구였던 1992년 이후 23년 만에 8만2000명을 회복해 해남군을 밀어내고 인구수 기준 ‘제1군’이 됐다.

○지역경제 효과는 미흡

도청 이전에 따른 지역경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 목포본부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상승세였던 목포시와 무안군의 연평균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은 2009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목포시와 무안군의 GRDP 증가율은 각각 11.6%, 8.9%에서 목포시는 마이너스로, 무안군은 둔화했다. 대형 소매점 매출이 줄고 건설업체 수와 고용실적이 줄어드는 등 각종 지표도 2000년대 초·중반에 비해 낮아졌다.

한은 목포본부는 남악신도시는 외지 인구 유입이 부족하고 성장 모멘텀 저하, 목포시 원도심 공동화 등 신도시 개발 효과보다 문제점 노출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라남도는 남악신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우선 취약한 관광 인프라를 확충,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목포=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