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최근 3년간 수능 및 모의평가 국영수 만점자 비율 / 종로학원하늘교육 제공
<표>최근 3년간 수능 및 모의평가 국영수 만점자 비율 / 종로학원하늘교육 제공
[ 김봉구 기자 ]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1등급 커트라인 100점’. 이달 2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에서 자연계 수험생들은 국어·영어·수학 모두 만점을 맞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50일 앞으로 다가온 11월12일 실제 수능에서도 이 난이도가 유지될 경우 역대 최고 수준 ‘물수능’이 예상된다.

◆ 한 문제 실수도 치명적… '로또 수능' 되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3일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국어 A형 6.12% △수학 B형 4.11% △영어 4.64% 등 모두 1등급 기준인 4%를 넘어섰다.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돼 한 문제라도 틀리면 1등급을 못 받는다는 의미다.

국영수가 일제히 1등급컷 100점(원점수 기준)을 기록한 것은 모의평가가 실시된 이래 처음이다. 국어A·수학B·영어 조합으로 응시하는 자연계 수험생들의 수능 난이도 예측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인문계 수험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 B형(1.29%)과 수학 A형(1.17%)의 만점자 비율은 1%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국어 B형의 1등급컷은 97점, 수학 A형은 96점이었다.

특히 국어 A형 만점자 비율은 역대 수능과 모의평가를 통틀어 사상 최고치다. 6월 모의평가 만점자 비율 1.91%에서 수직 상승했다. 수학 B형도 그간의 모의평가 만점자 비율 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역시 6월 모의평가 만점자 비율 0.98%에서 크게 올랐다. 이처럼 6월과 9월 모의평가 난이도가 ‘널뛰기’ 하면서 수험생들은 더욱 갈피를 잡기 어렵게 됐다.

영어의 경우 6월(4.83%)에 이어 9월 모의고사에서도 쉽게 출제됐다. 6·9월 모의평가 연속으로 1등급컷 100점을 유지한 것도 역대 최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인문계 국어B 128점, 수학A 138점, 영어 126점이었으며 자연계는 국어A 122점, 수학B 129점, 영어 126점으로 집계됐다. 인문·자연계 모두 국영수 가운데 수학의 변별력이 높았다.

◆ 평가원 "수능 난이도 인위적 조정 없을 것"

입시전문가들은 수능 난이도를 종잡을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모의평가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연계 난이도 예측은 초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되면 물수능으로 인한 혼란이 극심할 것이다. 반대로 수능 난이도를 조절해 출제한다고 해도 수험생들이 또 다른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6·9월 모의평가 난이도 격차가 크고 불규칙한 게 문제다. 수험생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국어 B형은 6월 모의평가 만점자 비율이 0.54%였다가 9월 모의평가에서 5.34%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실제 수능에선 급락해 0.09%에 그쳤다. 수학 B형도 6월(1.88%)과 9월(0.52%) 모의평가 만점자 비율이 높지 않았으나 수능에선 4.3%로 치솟았다.

하지만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은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수능 난이도에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난이도나 변별력 논란은 결과의 문제일 뿐이다. 공교육 정상화 기조 유지가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물수능 논란을 의식해 난이도를 조정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 수능에선 탐구영역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연계는 국영수 모두 만점이어야 1등급을 받았다. 실제 수능에서도 과학탐구의 변별력이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수능 국영수 변별력이 하락하면서 탐구 선택과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난이도 저하는 수시 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될 정도로 국영수가 평이하게 출제되면 수험생들이 상위권 대학의 높은 수능 최저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수시 선발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상당 규모 정시로 이월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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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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