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프렌즈 독립…캐릭터사업 승부수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캐릭터사업인 ‘카카오프렌즈’를 독립법인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캐릭터사업을 확대하고 전문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네이버가 지난달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사업(라인프렌즈)을 분사한 데 대한 다음카카오의 반격이다.

26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은 최근 카카오프렌즈 전략회의를 열고 캐릭터사업을 분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 법인의 대표는 조항수 다음카카오 부사장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를 분사한 뒤 캐릭터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카톡·라인 캐릭터 인기몰이

다음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카카오톡 캐릭터를 이용해 오프라인사업을 시작했다. 작년 4월 서울 신촌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 백화점에 캐릭터 매장을 열고 인형 휴대폰케이스 연필꽂이 쿠션 등을 판매하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카카오톡 캐릭터인 ‘무지’ ‘어피치’ ‘프로도’ ‘튜브’ 등의 깜찍한 이미지가 10~20대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현대백화점 서울 신촌점의 팝업스토어는 개점 5일 만에 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연이어 문을 연 롯데백화점 부산점과 현대백화점 대구점 매장도 3주 만에 각각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음카카오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 라인프렌즈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2013년 10월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에 라인프렌즈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 정규 매장도 냈다. 미국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등 세계 각지에서 캐릭터사업을 벌이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태국에 ‘라인프렌즈 테마파크’도 열 예정이다.

○유통·게임 등으로 확대

캐릭터사업의 매력은 확장성에 있다. 캐릭터 마케팅에 성공하면 다양한 콘텐츠 판매는 물론 패션 문구 가구 인테리어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카카오톡 캐릭터는 각종 유통업체 상품들과 결합해 시너지효과도 내고 있다. 지난해 7월 다음카카오는 삼립식품과 제휴해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를 적용한 ‘샤니 카카오프렌즈 빵’ 4종을 출시했다. 빵 봉지 안에 130여종의 카카오톡 캐릭터 스티커가 들어 있어 젊은 층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음카카오는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과 함께 캐릭터 음료와 케이크 등도 개발했다. LG생활건강과는 ‘페리오 카카오프렌즈 치약세트’ 등을 선보이며 캐릭터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톡이 국내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 90% 이상이라는 강점을 살려 다양한 업계와 협업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릭터사업을 포함한 다음카카오의 커머스(상거래)사업 매출은 2013년 171억원에서 지난해 367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캐릭터사업은 한국 모바일 메신저의 독특한 수익 모델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프렌즈의 생명력은 캐릭터가 가진 독특한 스토리에서 나온다”며 “예를 들어 두더지 요원 ‘제이지(Jay-G)’는 위독한 용왕을 위해 토끼 간을 구하러 ‘무지’(토끼 모양 캐릭터)를 잡으러 다니는데 사실 무지는 토끼 탈을 쓴 단무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카카오는 "현재 캐릭터사업 확대를 위한 여러 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