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배송 혁신'…주문 2시간내 온다
“차별화된 물류·배송 시스템으로 승부를 걸겠습니다. 아마존이 와도 자신 있습니다.”

김범석 쿠팡 대표(사진)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통업계 최초로 2시간 배송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기저귀, 생활용품 등 주부들이 급히 필요로 하는 상품을 주문 후 2시간 안에 배송하는 방식”이라며 “올 상반기 경기 일산에서 시범 운영한 뒤 품목과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쿠팡은 최근 물류·배송 시스템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만 시스템 구축에 1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지난해 3월에는 업계 최초로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수도권과 광역시에 한해 유아용품, 물티슈 등을 물류센터 7곳과 배송인력인 ‘쿠팡맨’ 1000여명을 활용해 당일 배송하고 있다.

쿠팡의 '배송 혁신'…주문 2시간내 온다
유통업계에서 배송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소비자와 업체 간 접점이 매장에서 배송기사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재구매율은 75%로 일반배송 상품(40%대)에 비해 크게 높았다.

쿠팡은 앞으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현재 짓고 있는 인천센터(9만9173㎡)를 포함해 2016년까지 물류센터를 2~3곳 더 지을 것”이라며 “빠른 배송을 위해 직매입 비중도 꾸준히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던 과거 실적도 언급했다. 2013년에 매출 1463억원에 영업적자 42억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티켓몬스터(매출 1149억원, 영업적자 708억원), 위메프(매출 786억원, 영업적자 361억원) 등 경쟁사에 비해 양호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다음달 공개하는 전년도 실적은 물류·배송에 대한 투자로 적자폭이 클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는 당분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IPO 외에도 대규모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해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투자회사 세쿼이아캐피털 등으로부터 신주발행 형태로 4억달러(약 4400억원)를 투자받았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