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손가락 터치로 진료 정보 '한눈에'
사우디아라비아 6개 병원에 의료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수출한 경기 분당서울대병원이 화제다. 중동지역 국가와 중국 병원들이 앞다퉈 시찰을 오고 있다.

올해로 개원 12년을 맞은 분당서울대병원 병동에는 55인치 초대형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환자의 각종 진료 정보가 실시간으로 이 전광판에 뜬다. 손가락 터치로 바로 작동한다. 심장병 환자의 혈압이 어떻게 변했는지, 신장병 환자의 전해질 수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래프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결과도 환자와 가족이 이해하기 쉽게 디자인됐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첨단시스템이다.

의료진의 진단과 처방이 적절했는지도 수시로 점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정지 환자에게 얼마나 빠른 시간에 심폐소생술을 했는지, 폐렴 환자에게 합당한 항생제를 썼는지 등을 체크할 수 있다. 이렇게 각종 진단을 체크하는 임상지표가 585개 운영되고 있다. 미국에서 최고 병원으로 꼽히는 메이요클리닉은 100개 정도의 임상지표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점은 속도다. 메이요클리닉은 의료진이 임상지표 결과를 확인하는 데 평균 2주 이상 걸리지만, 분당서울대병원은 몇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분당서울대병원에 방문한 메이요클리닉 의사들이 이 시스템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메이요클리닉은 분당서울대병원과 합작해 올해부터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의료서비스도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도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