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1일 호주 콴타스항공의 수화물과 항공권 예약시스템이 갑자기 멈췄다. 같은 시각 미국에서는 위치기반서비스(LBS) 포스퀘어, 인맥 사이트 링크트인 등 유명 서비스의 접속이 중단되는 인터넷 혼란이 벌어졌다. 사이버테러가 의심될 만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이들 사고는 세계가 동시에 1초의 시간을 늘리는 윤초(閏秒)를 잘못 적용해 발생했다. 3년 만인 올해 7월1일에도 윤초가 시행될 예정이다.

윤초는 세계가 공통 사용하는 협정시간과 지구 자전 및 공전을 기초로 한 천문시(태양시) 사이에 생기는 오차를 조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계 협정시는 세슘 원자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오차(3000년에 1초)가 거의 없다. 하지만 천문시는 불규칙한 지구 자전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협정시와 어긋난다. 그대로 두면 오전 10시에 해가 뜨는 등 표준시와 체감시각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다.

윤초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지구자전·좌표국(IERS)이 1972년 처음 도입했다. 지금까지 26차례 적용했다. 윤초를 적용하면 60초인 1분이 61초로 늘어난다. 세계협정시각 기준으로 올해 7월1일 적용된다. 한국 시각으로는 7월1일 8시59분59초와 9시 정각 사이에 1초가 추가된다. ‘59초-60초-0초-1초’가 되는 방식이다. 7월1일 하루는 24시간1초로 늘어난다. 음력에서 양력과의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윤달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2~3년에 한 번 윤초가 적용될 때면 인터넷 접속 중단 같은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컴퓨터 시스템이 1초가 더 늘어나 1분이 61초가 된 것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2012년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윤초 폐지에 대해 표결을 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