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해수부를 나서며 직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해수부를 나서며 직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93일 동안의 장관 생활을 마무리했다. 해양수산부를 향한 그의 마지막 주문은 “거안사위(居安思危·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해야 한다)의 자세를 한순간이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였다.

이 장관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책임에 합당한 처신을 위해 이제 장관직에서 물러나지만 마음 한편의 짐이 아직도 무겁게 느껴진다”며 “세월호의 마지막 남은 실종자 아홉 분과 오룡호의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4선 중진의원인 그는 윤진숙 전 장관 후임으로 지난 3월6일 해수부 장관에 취임했다. 하지만 취임 42일 만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장관 생활의 대부분을 세월호 사고 현장인 진도에서 보냈다.

이 장관은 “세월호 사고 수습과정에서 헌신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주신 모든 분과 수중수색 종료 결단을 내려주신 실종자 가족 여러분, 과분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고개 숙여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식 직후 내년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나갈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대신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가 있기 때문에 (국회로) 돌아가더라도 해수부가 좀 더 튼튼한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며 “뼛속까지 해양수산인으로 남아 있겠다”고 대답했다.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의 수락’을 사전에 통보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아직 바닷속에 남아있는 희생자 아홉 분을 찾아드렸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고 답했다. 그는 여전히 양복 안주머니에 9명의 세월호 사고 실종자 사진을 넣고 다니고 있다.

이날 퇴임식장에는 ‘장관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렸고, 이 장관은 퇴임식 후 해수부 사무실을 돌며 일일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