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적 1월 효과' 수혜 볼 종목은…게임·사물인터넷·페인트 등 중소형株 관심둘 만
각종 ‘먹구름’이 잔뜩 낀 증시에서 ‘1월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증시가 ‘1월 효과’를 누리려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1월 효과’ 의 수혜 종목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지 살펴본다.

세계 증시와 격차 벌어지나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 초 한국 증시와 주요국 증시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닥친 저유가 충격에도 미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유가 하락이 통화위기로 불똥이 튄 러시아 등 신흥산유국과 달리, 저유가 덕에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민간부문 투자가 늘어나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은 글로벌 주요 국가 중에서 경제 기초체력이 가장 양호해 안정적인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증시 전망은 밝지 않다. 주요 기업의 4분기 실적 우려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고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1월에는 미국 중국 인도는 상승이 예상되고 아시아 신흥국과 동유럽, 러시아, 중동, 중남미 증시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1월 효과’ 전제 조건은

전문가들은 증시가 ‘1월 효과’를 누리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출에서 유입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점을 우선 꼽는다. 과거 ‘1월 효과’가 있었던 해에는 예외 없이 외국인 순매수세가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코스피지수를 좌우할 대형주를 움직이기 위해선 외국인 외에 뚜렷한 수급 주체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2000년 이후 1월에 외국인이 12번이나 순매수하면서 ‘1월 효과’라는 단어가 생겼다”며 “하지만 2013년과 2014년엔 외국인이 순매도하면서 ‘1월 효과’가 사라졌던 만큼 이번에도 외국인 자금이 들어와야 대형주에서 ‘1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자금이 한국 등 신흥시장에 다시 유입되기 위해선 유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유로존이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을 마련하는 등 시장의 분위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를 발판으로 신년 증시 기대감이 커지고 올해 마련된 각종 증시 활성화 정책의 효과가 조기에 부각될 경우 ‘1월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가가 반등 기미를 보일 때마다 발목을 잡았던 기업 실적도 변수다.

국지적 ‘1월 효과’ 유망종목은

대형주 주도로 증시가 골고루 상승할 ‘1월 효과’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업종별·종목별로 ‘국지적 1월 효과’를 기대해 볼만한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와우넷 파트너인 최승욱 대표는 “1월은 정부의 각종 정책이 발표되는 시기로 탄소배출권 거래나 부동산 등 정책 테마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KC그린, 휴켐스, 한솔홈데코,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등을 추천했다. 장동우 대표도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위주 코스닥시장이 더 매력적”이라며 “사물인터넷 관련주와 게임주, 3차원(3D) 프린터 관련주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헌상 팀장도 엔씨소프트와 NHN엔터, 한미약품, 에이블씨엔씨,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중소형주를 주로 거론했다.

대형주 중에선 그나마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글로벌 수요가 회복세인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IT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고 대면적 제품 비중이 늘면서 LG디스플레이 등이 ‘1월 효과’ 수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성산 권태민은 “전력·통신 등 내수주가 그나마 안전하다”며 한국전력SK텔레콤, 농심 등을 추천했다.

김동욱/이고운 기자 kimdw@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