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이의 신청이 잇따른 올해 대학 수학능력시험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II 8번 문항에 대한 ‘복수정답 인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복수정답이 인정될 경우 각각 다른 보기를 선택한 응시자들의 성적 변화로 이어져 대입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입시업체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따르면 생명과학II 8번 문항 자문을 의뢰한 관련 학회 3곳이 복수정답 인정 의견을 평가원 측에 전해왔다.

이에 따라 오답으로 분류된 ②번 보기가 정답으로 인정되면 최종적으로 ②번과 ④번이 복수정답 처리된다. 어떤 보기를 택했는지에 따라 점수와 등급 변동이 생겨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손익 계산이 한층 치열해지게 됐다.
<표>2015 수능 생명과학II 8번 복수정답 인정 이전, 이후 등급분포 비교(가채점 기준 추정) / 이투스청솔 제공
<표>2015 수능 생명과학II 8번 복수정답 인정 이전, 이후 등급분포 비교(가채점 기준 추정) / 이투스청솔 제공
이투스청솔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추정한 해당 문항의 정답률과 응시생들의 원점수, 등급, 표준점수 변화를 분석해 공개했다.

복수정답이 인정되면 전체 등급컷이 1~2점 상승하면서 원점수(50점 만점) 기준 △1등급컷 42점→44점 △2등급컷 37점→39점 △3등급컷 32점→33점 등으로 각각 오를 수 있다.

해당 문항에서 ②번 보기를 선택해 점수가 오르는 학생은 2만여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과학II 응시자 3만3221명 가운데 결시율 8%, ②번 응답률 66%를 가정한 수치다.

이 중 표준점수가 1점 오르는 학생은 1만1000여 명, 그대로인 학생은 9000여 명이 될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등급은 그대로인 수험생이 1만6000여 명(79%), 한 등급 올라가는 수험생은 4000여 명(21%)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원래 정답인 ④번 보기를 택했거나 다른 오답을 고른 학생들은 불리해진다. 원점수 상승에 따라 대부분 표준점수가 1~2점, 백분위점수는 1~4점 하락하고 절반 가량은 등급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수능은 수학이 쉽게 출제돼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과탐 점수가 대입 당락에 실질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입시 관계자들은 “생명과학II 8번 문항이 복수정답 처리된다는 전제 하에 ②번 보기를 선택한 수험생은 표준점수 상승 가능성을, 다른 보기를 고른 수험생은 표준점수와 등급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입 지원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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