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음악 서비스 ‘밀크’에 반발하는 음원업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용자 대신 돈을 내고 제공하는 음악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음원업계의 주장이 무리라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밀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360만곡의 음악을 스트리밍 라디오 방식으로 공짜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소리바다에 이용료를 내고 음원을 받아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서비스해 왔다.

그러나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이런 서비스 방식에 반발하며 소리바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삼성전자가 최종 이용자인 소비자로부터 이용료를 받아 소리바다에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음저협의 주장이다.
삼성 '밀크' 돈 받아라?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용자들이 내야 할 이용료를 대신 내고 무료로 서비스하는 것은 자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 마케팅 활동”이라며 “이미 계약대로 저작권료를 받은 음원업계가 서비스 방식에 관여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배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밀크 서비스 방식에 반발하는 것은 자칫 이용자들에게 ‘음악=무료’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윤명섭 음저협 회장은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음악을 무료로 서비스하는 것은 음원업계가 10년에 걸쳐 만든 유료시장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음저협의 이 같은 주장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가격에 밀크 서비스 가격이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합법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에 음저협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라고 했다.

한 이용자는 “음악을 들을 때마다 최종 소비자가 반드시 돈을 내야 한다면 TV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을 때마다 돈을 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밀크 서비스가 음원업계에 오히려 이득이라는 분석도 있다. 밀크 서비스가 활성화하면 저작권료가 늘어 음원업계가 가져가는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소리바다는 현재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스트리밍당 과금(PPS·Pay Per Streaming) 정산을 통해 밀크 음원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음원 시장에서 주로 활용하는 무제한 스트리밍 월정액제 방식보다 건당 최소 정산금이 높다.

음저협의 반발이 거세자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중 유료 서비스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기존 무료 서비스와 함께 유·무료 혼합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소리바다는 “밀크에 대해 유·무료 잣대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내 음악시장 규모를 키우는 발전적인 방향을 찾겠다”고 밝혔다.

밀크는 서비스 개시 2주 만에 다운로드 건수 100만건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다운로드 건수가 300만건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