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과학 강국으로 키우기 위해 대덕특구를 벤치마팅하려고 합니다.”

대덕특구 벤치마킹 '릴레이'
앙헬 네이라 페루 국회의원(국가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3일 동료 국회의원 6명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을 찾았다. 그는 “페루는 지금까지 금 등 천연자원에 의존해 성장했지만 이제 국가경제 성장의 핵심을 과학기술에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이들은 5일간 대덕에 머물며 연구단지 내 정부출연연구원 등을 찾아 연구원 조성과 운영 방식 등을 배우고 돌아갔다. 이달 27일엔 페루 과학단지 조성 실무자들이 연수를 받으러 대전을 찾는다.

6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따르면 2008년 시작된 개발도상국 과학기술단지 조성 연수 프로그램(STP)에 튀니지 에콰도르 페루 온두라스 카자흐스탄 터키 태국 등 58개국에서 모두 231명이 다녀갔다. 올해로 13차를 맞은 이 연수는 2주간 한국의 과학기술 정책과 과학단지 견학, 기업 육성 지원 전략 등을 배운다.

김차동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이들은 한국의 경제발전에 과학기술이 어떤 영향을 미쳤고 연구개발에 기반을 둔 과학기술단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배우기 위해 대덕을 찾는다”며 “몇몇 국가에서 컨설팅을 수주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연수생들은 각국의 과학정책 입안자나 설계자들이다. 이들은 특구진흥재단에서 교육받고 돌아가 대덕특구 모델을 기초로 자국에 과학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에콰도르는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STP 컨설팅을 받은 후 농촌도시인 야차이에 지식기반 신도시 개발에 들어갔다. 전체 개발 대상지 4300㏊ 중 660㏊를 우선 개발한다. 이곳에는 대덕특구처럼 연구교육기관, 산업기관, 연구소 등이 들어선다.

카자흐스탄과 태국은 특구진흥재단과 함께 과학단지를 조성하기로 했고, 이집트도 재단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테크노파크를 건립할 계획이다. 올해 말에는 세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 카타르 여왕이 직접 특구진흥재단을 찾아 카타르 과학단지 건설을 위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개발도상국들은 대덕특구 모델 전수교육을 통해 과학기술 발전 및 경제성장에 도움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기술교류를 활성화해 성과를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