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직원들이 경남 사천 본사 공장에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최종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아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직원들이 경남 사천 본사 공장에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최종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이미아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국형 기동헬기(KUH) 수리온에 이어 날개가 도는 회전익 항공기 부문에서 새로운 국책사업을 담당하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22일 선정한 소형 무장헬기(LAH) 체계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 및 소형 민수헬기(LCH) 핵심기술 개발사업 예비사업자로 뽑혔기 때문이다.

KAI "경제효과 33조…수리온 잇는 국산헬기 신화 쓸 것"
지난 18일 찾은 경남 사천공항 인근의 KAI 본사. 이곳엔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3분의 1인 105만㎡ 부지에 항공기 조립 및 부품제작 공장과 시험비행장, 격납고 등이 들어서 있다.

KAI 본사의 여러 시설 가운데 핵심은 항공기 총조립 공장이다. 축구장 2개를 합친 약 1만6500㎡ 넓이의 이 공장에선 KAI가 자체 제작한 고등훈련기 T-50과 다목적 경공격기 FA-50, 기동헬기 수리온 등이 만들어진다. 기둥이 하나도 없는 넓은 공장은 무척이나 깨끗했다. 사고 방지를 위해 배수시설과 전선을 모두 바닥 밑에 설치한 덕분이다.

공장 내 직원들은 대형 선풍기를 틀어놓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김화성 KAI 항공기제작실장(상무)은 “기종별로 한 달에 2.5~3대씩 만들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자동화 시설 확대와 생산시스템 변경으로 매달 생산량을 5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AI가 새롭게 진행하는 LCH 개발 사업은 그동안 외국산 헬기 차지였던 응급의료 및 해상감시, 승객운송 등 민간 헬기의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KAI는 2020년까지 LCH를 내놓을 계획이다. LAH는 공군이 사용 중인 공격헬기 500MD와 AH-1S 등을 대체한다. 방사청이 개발을 추진 중이며, KAI가 예상하는 개발 완료 시점은 2022년이다.

하성용 KAI 사장(사진)은 “LAH와 LCH는 수리온에 이어 국산 헬기의 새로운 신화를 쓰게 될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기는 제작뿐 아니라 후속관리 지원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와 경제 파급력이 크다”며 “LAH와 LCH 개발 사업으로 생산 부문에서 총 33조원의 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KAI 자체 고용만 약 2만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KAI는 오는 11월까지 LAH·LCH 사업에 참여할 국내외 협력업체를 정한 뒤 오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해외 기업 중에선 에어버스와 이탈리아의 아구스타웨스트랜드, 미국의 벨 및 시콜스키 등 네 곳이 참여를 제안했다고 KAI 측은 전했다. KAI는 LAH와 LCH를 총 1000여대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600여대가 수출 예상 물량이다.

하 사장은 최근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의 엔진 수가 논란 끝에 2개로 결정된 데 대해선 “정부 결정을 존중하고 공군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군의 전력화 일정에 따라 사업 계획 속도를 맞출 것이며 사업과 수주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KAI는 지난해 12월 FA-50 24대 수출 계약을 맺은 이라크의 공항 재건 지원 계획도 밝혔다. 하 사장은 “이라크로부터 수출 대금을 미리 받았기 때문에 이라크 내전이 KAI 매출에 미칠 영향은 없다”며 “내전으로 폐허가 된 이라크 공항 인프라 재건과 전투기 인도 논의를 위해 다음달 이라크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천=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