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결혼과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30대 후반~40대 초반의 남성 불임 치료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08~2012년 건강보험 진료비 현황’에 따르면 남성 불임 진료 인원은 2008년 2만6496명에서 2012년 4만1407명으로 5년 새 56.3%(1만4911명·연평균 11.8%) 증가했다. 남성 불임 치료환자 가운데 35~44세 연령층은 연평균 증가율이 16.2%로 가장 높았다. 서주태 제일병원 비뇨기과 과장은 “과거 부부가 불임이면 여성이 먼저 검사받은 뒤 이상이 없으면 남성이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요즘은 처음부터 부부가 함께 검사받으러 온다”고 말했다.

무정자증 환자의 경우 고환에서 ‘원시 정자’를 추출해 인공수정시키는 등 남성불임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남성 환자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서 과장은 전했다. 의학적으로 불임 원인을 제공하는 비율은 여성과 남성이 5 대 3 정도로 알려졌다. 30·40대 불임 증가 원인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다. 흡연·음주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 환경호르몬 노출, 업무 스트레스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하고, 컴퓨터 전자파에 노출돼 남성 정자가 줄어든다는 주장도 있다.

정재은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결혼 후 기반을 잡은 뒤 임신을 시도하는 시기가 30대 중반으로 늦어지고 있다”며 “통상 결혼 후 1~2년은 자연 임신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뒤 병원을 찾기 때문에 불임 판정을 받는 나이가 35세 이상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여성 불임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8년 13만5963명에서 2012년 15만8명으로 10.3% 증가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