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
줄리안 오피의 작품 ‘신사동을 걷다’.
줄리안 오피의 작품 ‘신사동을 걷다’.
년 새해 미술시장이 그동안 외국인 작가 중심의 개인전에서 벗어나 국내외 신진·중진·원로·작고 작가들의 ‘백화점식 기획전’으로 재편되고 있다.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컬렉터들이 ‘몸’을 풀고 있는 데다 이들의 작품값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주요 화랑도 이들의 작품을 내건 다양한 기획 전시를 준비 중이다.

새해 전시회를 여는 작가는 ‘국민 화가’ 박수근을 비롯해 빌 비올라, 줄리안 오피, 정상화, 하종현, 박서보, 고영훈, 김아타, 이원희, 한진섭, 정창섭 등 300여명에 이른다.

갤러리 현대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중견·원로·작고 작가 중심의 선별적인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3~4월에 빛과 거울을 이용하는 칠레 출신 설치미술 작가 이반 나바로를, 5~6월에는 프랑스 출신 개념주의 작가 베르나르 브네를 초대한다. 하반기에는 설치 작가 전준호와 국내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 이동기의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국제갤러리는 내년 해외 인기 작가들의 작품에 매기가 붙을 것으로 보고 줄리안 오피전(2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 로니 혼으로 승부를 걸 방침이다. 또 하종현 박서보 정상화 정창섭 등이 참여하는 단색화전을 비롯해 김홍석, 이광호, 마이클 주 개인전을 차례로 열 계획이다.

가나아트갤러리도 그림 시장이 예년보다는 다소 활기를 띨 것이란 판단에 따라 새해 첫 전시로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국민 화가 박수근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전(1월17일~3월16일)을 연다. 또 극사실주의 화가 고영훈 이원희 한진섭 씨의 개인전도 준비 중이다.

저평가된 유망 작가 발굴에 적극적인 선화랑은 중견화가 최동열(2월)을 비롯해 김명식(4월), 박현웅(5월), 수채화가 정우범(6월), 조각가 박은선(10월) 등의 개인전으로 시장 상황을 점검해볼 예정이다.

노화랑 역시 원로 작가보다는 젊은 작가들의 기획전에 역점을 두고 전시 계획을 짜고 있다. 1월에 윤병락 박성민 송명진 이강욱 김덕기 등이 참여하는 ‘5인의 영파워’전, 4월 ‘명품 컬렉션-작은 그림 큰 마음’전, 8월 ‘골프 그림’전을 차례로 열 예정이다. 학고재갤러리는 조환의 개인전으로 새해 첫 포문을 연다. 이어 중국화가 티엔리밍(3월), 양아치(6월), 정현(10월), 송현숙(11월)의 개인전을 추진한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올해는 그동안 작품값이 조정을 받은 신진·중견·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컬렉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