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호가제출 제한 풀고 초단타매매 차단…ELW 대폭 손본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가진 회원사 대표(CEO) 초청 조찬 모임에서 “주식워런트증권(ELW)시장의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위축의 원인인 ‘유동성공급자(LP) 호가제출 제한’을 풀어보겠다는 뜻이다. 거래소는 ‘투자자보호 강화’와 ‘초단타매매자(스캘퍼) 차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건의하고, 동시에 LP 호가제출 제한 완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25일 “ELW 제도개선의 방향은 투자자 보호 강화”라며 “연구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금융당국과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에서 검토 중인 방안은 ‘ELW 표준화’다. 상품 구조와 만기 시점이 같은 복수의 종목형 ELW를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ELW 가격의 고평가 여부’를 비교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LP들이 가격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의혹을 없애는 게 목적이다.

거래소는 ‘스캘퍼’ 차단 방안도 마련 중이다. 스캘퍼들은 증권사의 초고속주문회선을 이용해 LP의 호가를 미리 예측해 주문을 내고 부당이익을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LP들이 낸 호가로 주문이 체결되면 일정 시간이 지날 때까지 LP들이 호가를 내지 않게 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LP들이 호가를 내지 않는 시간에 일반 투자자들 사이의 거래로 가격이 형성되면 스캘퍼들이 LP호가를 예측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LP 호가제출 제한’을 없애도 될 만큼 건전한 시장을 만드는 게 거래소의 궁극적인 목표다. 작년 3월12일부터 LP들이 시장 매수·매도호가의 차이(스프레드)가 15% 이상 벌어져 있을 경우 스프레드 8~15% 범위 안에서만 호가를 제출할 수 있게 되자 지난 10월 기준 거래대금은 호가규제 이전(2012년 2월)의 9.68% 수준으로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건전화 방안 시행 이후 ELW 시장이 활력을 잃고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거래소가 확실한 투자자보호 방안을 마련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