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빨리' 예금은 '천천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에 따라 국내 은행의 대출 금리가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금리 산정 기준 가운데 하나인 국고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 금리는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각 은행은 은행채 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예금 금리도 올릴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대출을 받을 계획이 있다면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낫고, 예금은 가입 시기를 늦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장기·고정금리형 내집 마련 대출인 보금자리론 금리를 다음달 1일부터 0.2%포인트 올린다고 26일 발표했다. 보금자리론 금리 인상은 2010년 8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대출기간(10~30년)에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u-보금자리론’ 기본형 금리는 현재 연 3.8%(10년)~연 4.05%(30년)에서 연 4.0%(10년)~연 4.25%(30년)로 높아진다. 주택금융공사는 “최근 국고채 금리가 상당폭 상승해 금리를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5일 연 3.32%를 기록, 4월 말(2.56%)에 비해 0.76%포인트 올랐다.

각 은행의 적격대출 금리도 지난 20일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양적완화 연내 축소’ 발언 이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30년 만기 적격대출(비거치식) 금리는 지난 21일 연 4.20%에서 이날 연 4.47%로 3영업일 만에 0.2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하나(각각 0.25%포인트), 농협(0.19%포인트), 국민(0.13%포인트) 등 주요 은행의 적격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올랐다.

김영훈 하나은행 영업1부골드클럽 PB부장은 “앞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출을 받으려면 가능한 한 빨리, 그것도 고정금리로 받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대출금리가 오르는 것과 달리 예금 금리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예금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AAA) 금리 추이를 보면서 예금 금리를 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영아 기업은행 PB고객부 과장은 “예금은 금리 상승 추이를 감안해 가입 시기를 다소 늦추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지금 가입한다면 만기가 3~6개월로 짧은 단기 예금에 넣었다가 금리 추이를 보면서 장기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일규/이상은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