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물자원공사 대우인터내셔널 등 국내 자원개발 기업들이 공동 투자한 세계 3대 니켈 광산인 아프리카 암바토비 광산의 자주 생산 물량이 7년 만에 국내에 처음 들어왔다. 현재 60%대인 암바토비 광산의 설비 가동률이 내년 중 100%에 도달하면 한국은 연간 3만의 니켈 구매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매년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10%를 소비하는 국내 철강산업을 비롯해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세계 3대 니켈광산 투자 결실

11일 지식경제부와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암바토비 광산에서 생산한 40의 니켈이 지난달 중순 국내에 들어왔다. 광물공사, 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STX 등 5개 기업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이 2006년 10월 총 지분 27.5%로 암바토비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후 이 광산에서 생산한 물량이 국내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니켈 물량은 특수합금강을 만드는 포스코에 전량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매장 규모를 갖고 있는 암바토비 광산에서 자체 생산한 니켈을 국내에 직접 수입한 것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번에 국내에 들여온 니켈 물량은 황화물 형태의 니켈, 코발트를 정련해 만든 최종 생산품(브리켓)이다. 니켈은 스테인리스강, 특수합금강, 도금, 건전지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기초 산업 소재다.

암바토비 광산은 한국컨소시엄 외에 캐나다 셰릿(40%), 일본 스미토모(27.5%), 캐나다 SLI(5.0%) 등 해외 자원개발 기업들이 지분을 갖고 있다. 추정 니켈 매장량은 1억7000만으로 뉴칼레도니아 SLN 광산, 인도네시아 소로아코 광산에 이어 세계 3대 니켈 광산으로 꼽힌다. 암바토비 광산은 당초 2010년 상반기 중 상업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생산설비 건설 지연 등으로 작년 9월에야 생산을 시작했다.

철강 등 경쟁력 높아질 듯

니켈이 들어가는 스테인리스강, 특수합금강 시장을 놓고 세계 철강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세계 니켈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합금강 수요가 줄면서 니켈 현물가격이 10%가량 떨어졌지만 경기 회복세에 따라 올 하반기 이후 가격 반등세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특수합금을 사용하는 자동차업계의 판매 증가가 니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도 니켈 광산 확보전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한국은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 4위의 니켈 소비국이다. 물량 기준으로 매년 사용하는 12만의 니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암바토비 광산은 내년 중 생산설비가 100% 돌아가면 연간 최대 6만의 니켈을 생산할 수 있다. 한국컨소시엄은 이 중 절반인 3만의 니켈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연간 국내 수요량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 니켈 시장은 내년 이후 매년 5~6%씩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 제철소 건설을 적극 타진하는 국내 철강업체에 암바토비 광산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