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푹푹 찌는 찜통 더위로 6일 예비전력이 200만㎾대(예비율 3%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작년 9·15 정전대란 이후 처음으로 비상 3단계 전력 경보인 ‘주의’가 발령됐다. 정부의 전력 수요 관리로 이날 블랙아웃(전국 동시 정전) 위기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초비상 상황은 이달 말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아슬아슬한 전력 상황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예비전력은 200만㎾대로 떨어지며 전력 공급이 달리는 등 미처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오전 11시5분 순간 최대 전력 수요가 7487만㎾를 기록했다. 예비전력은 254만㎾(예비율 3.4%)까지 떨어졌다. 전력당국은 10분 동안 예비전력이 200만㎾대에 머물자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전력당국은 사전계약을 맺은 234개 업체의 비핵심 시설에 대해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또 설비 가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만 공급하는 전압 하향 조정을 실시, 110만㎾ 이상 전력 수요를 감축했다. 또 시멘트 철강 등 전력 수요가 많은 업체를 대상으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전력사용 감축분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수요관리를 통해 100만~150만㎾의 예비전력을 추가로 확보했다.

예비전력은 오후 1시부터 전력당국이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전력 사용 자제를 요청하면서 한때 안정권인 400만㎾를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2시부터 3시까지 다시 200만㎾에 머무는 등 비상 상황이 이어졌다.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예비전력이 300만㎾로 올라서며 겨우 블랙아웃 고비를 넘겼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상기온, 런던올림픽 시청 등의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통상적인 패턴을 벗어나고 있다” 고 말했다.

◆가용 발전소 총가동

정부는 이날 고리 원전 1호기도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전력공급 중단 사고로 멈춘 지 5개월 만이다. 재가동에 착수한 고리 1호기는 오는 12일 오후 1시부터 전력 생산을 시작, 13일에는 전력 생산이 10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홍 장관은 “고리 1호기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높아졌고 지역 주민들과 재가동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이같이 결정했다”며 “고리 1호기의 가동이 전력 수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휴가 집중 기간이 끝나는 이달 13일부터 2주 동안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시기 수요 관리가 없을 경우 예비전력은 140만㎾에 머물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폭염이 겹치면 예비전력은 ‘위험’ 단계인 100만㎾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고리1호기가 재가동되더라도 여전히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여름철 실내온도를 3도만 높이면 100만㎾급 원자력발전소 2기 반에 맞먹는 전력이 생기는 만큼 국민 모두가 절전 운동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