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한미군을 통해 반입된 합성마약 등의 신종마약이 필로폰 밀반입 양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따라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특별단속에 나섰다.

관세청은 올 들어 5월까지 합성대마 압수량은 6687g으로 지난해 연간 압수량(3059g)의 두 배를 이미 넘어섰다고 25일 밝혔다. 2009년 30g에 불과했던 합성대마 압수량은 2010년 605g, 2011년 3059g 등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입수·적발된 마약의 절반 이상은 필로폰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5월까지 필로폰 압수량은 지난해 전체(18㎏)의 28% 수준인 5㎏에 그쳐 신종마약인 합성대마가 처음으로 필로폰을 제쳤다.

◆주한미군 통한 밀매 성행

관세청은 주한미군을 통한 조직적 마약 밀매가 성행하면서 합성대마 밀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올 들어 주한미군이 밀반입한 합성대마는 5.4㎏이다. 이는 올 전체 합성대마 압수량(6.6㎏)의 82%에 해당되는 양이다.

합성대마는 대마초의 환각성분인 THC를 화학적으로 조제한 것이다. 식물성 마약 카트(Khat)의 주성분인 케치논을 합성한 합성케치논도 신종 마약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기존 마약류로 지정된 물질의 화학구조를 변형한 변종으로 단속망을 빠져나가기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에서 합성대마 밀반입이 잦은 것은 미국의 갱단(조직폭력배)이 군에 잠입했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FBI 국립갱정보센터(National Gang Intelligence Center)는 지난해 10월 ‘주한미군 내부에 ‘블러즈(Bloods)’ 및 ‘KOREA DRAGON Family’ 등의 갱단이 마약밀매에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2011년 갱 평가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인육 먹어도 기억못해

관세청은 이날 관세청장 직속으로 ‘신종마약 특별단속본부’를 설치하고 대대적 단속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국내 밀반입 시도가 늘어나고 있는 초강력 환각제 ‘배스 솔트(Bath salt)’ 단속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배스 솔트는 ‘악마의 숨결’이라 불리는 마약으로 미 의회에서 금지시킨 환각물질 MDPV와 메페드론이 모두 들어 있고 보라체로라는 나무에서 추출되는 스코폴라민도 들어있다. 최근 미 마이애미에서 배스 솔트를 복용한 남자가 인육을 먹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마약은 남미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흡입한 사람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한 행동을 하고 후에 정신을 차리더라도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겪는다.

관세청 국제조사팀 신동윤 계장은 “최근 신종 마약이 인터넷을 통해서도 거래되는 등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 배스 솔트

코카인, 엑스터시, LSD 등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며, 목욕할 때 사용하는 소금처럼 분말이나 결정체 형태로 돼 있다. 병원에서는 마취제로 사용되지만, 마약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과다 투약할 경우 몸이 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도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