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을 고용한 업체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중도 이탈’이다. 무역업체 한성무역의 인사 관계자는 3일 “일이 힘들다 싶으면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며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갑자기 휴대폰 전원을 끄고 사라져 당황한 적이 여러 차례 있다”고 말했다. 한성무역은 지난해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새터민 채용 우수 기업’으로 선정한 업체로 전 직원 54명 가운데 새터민이 44명에 이른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 사회 특유의 조직생활이 그간 새터민들의 생활 패턴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전 직원 130명 중 40명이 새터민인 청소·주차관리기업 송도에스이의 박상희 인사 부장은 “조직의 규칙과 보고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낮은 편”이라며 “북한에서 일방적인 지시만 따르다 온 새터민들은 남한의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새터민 직원들과 인간적인 친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활용품 전자상거래 업체인 리빙홈은 워크숍과 회사 행사 때 장기자랑 등에 새터민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인사 관계자는 “이런 행사를 치르고 나면 새터민 직원들의 조직 참여도와 충성도가 확실히 달라진다”며 “인간적인 친밀감을 통해 일과 조직에 애정을 갖도록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빙홈은 전 직원 55명 가운데 44명이 새터민이고 이들 중 대부분이 2~3년째 근무하고 있다.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직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성무역은 새터민 직원을 위해 회계 등 실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리빙홈 역시 주말을 이용해 추가적인 실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실무교육에 대한 새터민 직원들의 호응도는 높은 편”이라며 “혼자서는 금전적인 부담이나 동기 부여가 어려운 만큼 회사가 기회를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