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 사이트에 유튜브 창업자도 투자
“미국인들은 예전에 한국 하면 전쟁, 데모, 삼성, LG 정도밖에 몰랐습니다. 지금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이해의 폭이 많이 넓어졌습니다.”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 붐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피버(www.dramafever.com)의 박석 대표(39·사진)는 “한국 드라마는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 창”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미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불법으로 내려받는 것을 보고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라 2009년 8월 대학 후배와 함께 드라마피버를 창업했다. 한 달에 10달러를 내거나 광고를 보면 공짜로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사이트다. 드라마피버에 올려진 콘텐츠는 현재 450개, 8500시간 분량이다. 이 가운데 95%가 한국 드라마이고 나머지 5%는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동양계 드라마다.

그는 “드라마피버 이용자 중 72%가 비동양계”라며 “한국 드라마를 올려 놓으면 이용자의 90% 이상이 재미교포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백인이 53%로 가장 많고 아시아계가 28%, 흑인이 10%, 히스패닉이 6%다.

미국인들이 왜 한국 드라마에 열광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재미가 있기 때문”이라며 “여자는 로맨틱한 드라마를 좋아하고 남자는 사극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주인공인 김수현과 ‘꽃보다 남자’의 이민우, ‘시크릿가든’의 현빈 등이 인기가 높다고 했다.

박 대표는 “작년 2월 150만달러를 투자받아 콘텐츠를 강화한 뒤 트래픽이 수직 상승했고 지금은 순방문자가 월 200만명”이라고 설명했다. 화질을 HD급으로 높이고 제대로 된 영어 자막을 붙였더니 가입자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그는 또 “이달 초 450만달러의 2차 투자도 받았다”며 “유튜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첸과 프로덕트 매니저인 벤저민 링이 2차 투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대만계여서 동양 드라마의 미국 서비스가 가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드라마피버는 다음달 애플 아이튠즈에도 한국 드라마를 올린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