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컨설팅업체인 맥킨지 한국사무소는 지난해 말 로스쿨 졸업 예정자 2명을 일반 컨설턴트로 뽑기로 확정했다. 회사 인사팀 관계자들이 채용을 위해 직접 로스쿨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고 학생들을 만났다.

맥킨지 컨설턴트들은 웬만한 대형 로펌 변호사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킨지 관계자는 “본사나 해외 지사에서는 미국 로스쿨 출신이 상당수 있다”며 “한국에서 로스쿨 졸업생이 처음 배출돼 테스트하는 차원에서 뽑았다”고 말했다.

변호사 취업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골라 뽑는 신규 일자리도 생기고 있다. 과거와 달리 변호사들이 다양한 직역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법조계는 반기고 있다.

또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오히려 법학 서적만 많이 본 사법연수원 출신보다 사회 각 분야의 실무에서는 역량을 더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법무법인 태평양이 설립한 재단법인 동천은 국내 최초로 공익변호사를 채용하고 있다. 이 재단은 태평양 변호사들의 자발적 기부와 자체 기금 등으로 공익변호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로스쿨 졸업 예정자와 경력 4년 미만의 연수원 출신 변호사가 대상이다.

삼일회계법인은 로스쿨생 가운데 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졸업 예정자를 회계사로 따로 뽑고 있다. 로펌에서 ‘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변호사’를 우대한다면, 회계법인에서는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회계사’를 우대하는 셈이다.

로스쿨생들도 새로운 진로를 개척해나가려는 추세다. 한국외국어대 로스쿨은 매년 영국과 독일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현지 로펌에 학생들을 인턴으로 보내고 있다.

이 로스쿨 2학년인 이동준 씨(28)는 이번달에 인도네시아 현지 로펌인 ‘YSM&파트너스’에 인턴으로 간다. 이씨는 “현지 로펌에서 한국의 예비 법조인이 오는 것을 환영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인도네시아 로펌에서 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대 로스쿨 1학년인 유관우 씨(27)는 “법대를 다닐 때는 검사를 꿈꿨는데 로스쿨에 와서 유엔 등 국제기구 취업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며 “국제기구에 진출해서 한국이나 후진국에서 인권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도원/이현일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