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죽전과 기흥을 잇는 분당선 연장선 5.9㎞ 구간이 28일 개통된다. 분당선이 기흥~선릉(32.5㎞)까지 연장됨에 따라 용인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도 개선된다. 서울 강남역까지 16분 걸리는 신분당선 정자역을 환승할 수 있는 분당선 역이 4곳 늘어 교통개선 효과가 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교통 불편으로 저평가된 용인 구성·신갈·구갈지구에 호재”라며 “정자역 판교역 등 신분당선 역세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흥~강남 40분대로

강남까지 40분…신갈·기흥 전세 문의 늘어
그동안 용인 서북부 지역 주민들은 인근 분당선 미금·오리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서울로 들어왔다. 용인 마북동 삼성래미안 주민 박모씨는 “용인시에서 임시로 지은 보정역이 있지만 버스 노선이 불편해 주민 대부분은 분당 미금역을 거쳐 버스로 출퇴근했다”며 “분당선 연장선 개통 후엔 정자역에서 환승해 신분당선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흥역에서 선릉역까지는 약 52분 걸린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하루 5만7000여명의 승객이 죽전~기흥 연장구간을 이용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자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타면 기흥역~강남역까지 40분이면 도착한다. 지하철 5호선 목동역에서 2호선 강남역까지 지하철로 43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서울 다른 지역과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신분당선 승객 수가 늘어나면서 판교·정자역 등 신분당선 역세권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내년 9월 분당선 선릉~왕십리(6.8㎞) 구간을 시작으로 남쪽 기흥~방죽(7.7㎞)구간과 방죽~수원(4.9㎞) 노선도 2013년 말까지 개통된다.

기흥역은 용인경전철 시발역인 구갈역과 같은 위치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교통 호재만으로 가격이 상승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가격 하락을 막는 재료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월세 수요 늘어…시장은 아직 잠잠

죽전~기흥 분당선 연장선 개통은 서울 강남권에서 출퇴근하는 전·월세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신갈·기흥 일대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0% 수준으로 실수요자라면 전셋값에 1억~2억원을 추가하면 매입할 수 있다. 이 지역은 자가 보유 비율이 높은 죽전지구에 비해 임대 비율이 높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조사팀장은 “서울 강남권과 기흥 삼성전자 직원들을 중심으로 임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역세권 아파트도 아직은 잠잠하다. 보정역 인근 행원마을 동아솔레시티 전용면적 84㎡는 매매가 3억9000만원에 전세가 2억1000만원이다. 기흥역과 접한 구갈 한성2차 전용 47㎡는 매매가 2억1000만원에 전세가 9000만원가량이다. 구갈동 S공인 사장은 “지난 10월까지 전세를 찾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분당선 연장구간 개통으로 40여분 만에 서울 강남까지 갈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전셋값도 더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마북동 B공인 관계자는 “최근 분당선 연장선 개통과 관련해 문의가 꾸준하다”며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