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목 '세로수길'…상가로 잇따라 변신 중
28일 찾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 이면도로.상가로 리모델링 중인 주택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4년 전부터 급속하게 상권이 팽창한 가로수길의 후광효과를 업고 식음상권으로 탈바꿈 중이었다.

◆가로수길 옆 세로수길도 뜬다

서울지하철 3호선 신사역 인근 가로수길은 도로를 따라 늘어선 가로수(은행나무)에서 이름이 생겼다. 길가 상가는 유명 커피숍,대형 의류브랜드 등이 점령했다. 최근엔 패스트패션 브랜드 포에버21이 들어서는 등 젊은 패션 거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33㎡의 권리금이 3억원을 넘어 1층 상가는 대기업 계열 의류 · 유통업체들이 통째로 임대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임대료가 너무 비싸 건물주와 인테리어업체만 돈을 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며 "최근 일본 · 중국 관광객들이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로수길은 가로수길 이면도로를 따라 길게 뻗은 좁은(細)거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심을 끌기 시작,페이퍼가든 나인웨스트 등 음식점과 호프집,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 등이 들어섰다. 가로수길에서 쇼핑을 마치고 식사와 술을 즐기는 곳이다.

신사역 8번 출구 인근이 직장인들을 위한 먹자상권이라면 세로수길은 젊은층들이 찾는 '주7일 상권'이다. 김경열 씨티공인 사장은 "가로수길이 쇼핑거리라면 세로수길은 푸드거리"라며 "두 거리가 상호 보완적으로 상권을 키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린상가 개조 위한 리모델링 활발
뒷골목 '세로수길'…상가로 잇따라 변신 중

지난 7월 세로수길 4층 근린상가의 1층이 자동차공업사에서 퓨전음식점으로 바뀌었다. 인근 분식점도 테이크아웃 커피숍으로 업종이 변경됐다. 세로수길 인근에 사무실이 있는 조병배 소리컴 사장(47)은 "식사 시간에 세로수길 음식점에서 자리를 차지하기가 매우 힘들다"며 "몇 달 새 새 가게들이 쑥쑥 들어서고 있다"고 전했다.

올 들어 세로수길에서 리모델링을 한 건물은 10여개에 이른다. 원룸으로 임대하던 단독주택들을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상가를 넣은 근린상업시설로 바꾸는 공사가 유행이다. 100㎡ 크기 신축 1층 상가는 보증금 5000만~6000만원에 월 임대료가 500만~600만원 선이다. 기존 상가 권리금은 2억원을 웃돌고 있다.

집주인들은 대부분 신사동 토박이여서 이주를 원하지 않는데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 주택 매물은 뜸하다. 지난해 하반기 3.3㎡당 3000만원 안팎이던 단독주택은 4000만원을 웃돌고,1층에 상가가 있는 건물은 3.3㎡당 6500만원에서 800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신사동 소재 S부동산 관계자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찾으면 주인이 가격을 더 높여 부른다"며 "가게 주인이 바뀔 때마다 임대료가 수직상승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