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ㆍ서초 '반의 반값 아파트' 10월부터 공급
서울 강남 · 서초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다음달부터 '반의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공급된다. 토지 소유권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갖고 건물만 일반에 분양함으로써 분양가를 크게 낮춘 아파트다. 강남권에서 공급된 기존 보금자리주택의 반값에 공급될 전망이어서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예전과 달리 강남에 분양

LH는 다음달 말 서초보금자리지구 A5블록에서 토지임대부 분양아파트 358가구를 공급한다고 19일 밝혔다. 평형별로는 전용면적 59㎡ 108가구,84㎡ 250가구다. 다음달 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11월 초 청약을 접수할 예정이다. 1~3순위까지 모두 무주택 가구주만 청약할 수 있다.

LH는 내년 초 강남보금자리지구 A4블록에서도 414가구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아파트도 전용면적 59㎡와 84㎡로 구성될 전망이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됐다. 그해 10월 경기 군포부곡지구에서 시범사업으로 389가구를 분양했다. 그러나 당시엔 청약률이 22.1%에 지나지 않아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LH 관계자는 "입지 여건이 좋은 편이 아니었던데다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청약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가 공급 여부에 대해선 결정된 게 없다. LH 관계자는 "강남권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청약 상황을 봐가면서 추가 공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약통장 가진 무주택자 청약 가능

강남ㆍ서초 '반의 반값 아파트' 10월부터 공급
전문가들은 강남권 알짜 보금자리지구에서 공급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반의 반 수준에 그쳐 무주택자들이 대거 몰릴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서초지구 인근 우면동 아파트 시세는 3.3㎡당 2200만원 수준이다. 서초지구에서 작년 말 공급된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는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3㎡당 964만~1056만원이었다. 토지임대부 주택의 분양가는 보금자리주택의 절반인 3.3㎡당 600만원 이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건물분 분양가는 분양가 상한제의 건축비를 초과할 수 없다"며 "예상 분양가는 550만~600만원 사이"라고 내다봤다.

40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고,5년 후부터 전매가 가능한 점도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LH 관계자는 "40년 후에도 건물이 멀쩡하면 계속 임대로 살 수 있고,재건축이 되면 우선 입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 크기가 실수요층이 두터운 전용 59 · 84㎡인데다 강남 요지에 공급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땅값에 대해 월세를 내야 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월세 수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조성원가에 정기예금 이자율을 적용해 산정토록 돼 있다. LH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께 분양가와 월세 수준이 결정된다"며 "월세를 별도로 부담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분양가는 보금자리주택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