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와신상담', 사퇴 승부수…'보수 아이콘' 정계복귀?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또다시 시장직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평소 자신이 옳다 생각하면 '좌고우면'하지 않는 스타일 그대로다. 2003년 의원직 불출마 선언을 할 때도 그랬고,지난해부터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강행할 때도 그랬다.

이 승부수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나쁜 선택은 아니라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서울시의회를 야당이 장악하고 있어 어차피 원하는 방식으로 서울시를 이끌어갈 수 없는 상황에서 주민투표까지 졌다. 사퇴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당을 위험에 빠뜨린다. 너무 개인적인 선택 아닌가'라는 한나라당의 비판이 있지만 이 역시 대응 가능한 대목이라는 게 오 시장 측 얘기다. 한 관계자는 "오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한나라당은 무얼 했나"라고 되물었다.

상황논리도 마찬가지다. 한 조사에 따르면,서울시 국회의원의 61%가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며 10월 보궐선거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서울시장을 차지하면 총선 때는 견제론이 불어 한나라당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기대다. 내년 4월 보선이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청와대와 여권 지도부의 생각과는 다르다. 오 시장은 "주민투표율 25.7%는 견고한 보수지지층이 있다는 방증"이라며 "보궐선거에 승산을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장직을 잃었지만 더 큰 기회를 가질지가 관건이다. 대선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 보수층의 확고한 지지를 확인한 그는 내년 대선 국면에서 친이계 지지를 업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선 상대로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