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성기 노출 이미지를 블로그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박경신(고려대 부교수) 위원이 이번엔 여성의 음부 사진을 게재해 충격을 줬다.

박 위원은 28일 자신의 블로그 '검열자 일기' 코너의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라는 글에서 "내가 올린 문제의 사진들은 사람들마다 다른 반응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며 "그러나 내가 아는 법원의 기준으로 보자면 법적으로는 음란물로 인정되지 않을 것을 확신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올린 사진들은 지금도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걸려 있는 쿠르베의 그림 '세상의 근원'과 같은 수위의 것이었다"며 "당시 통신소위회의에서 심의해 차단 결정한 수백건과 달리 성기 외에는 아무런 성적 서사나 성적 기표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은 이 글의 바로 밑에 여성의 음부를 적나라하게 그린 '세상의 근원'을 게재해 놓았다.

이 글이 알려지자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세상의 근원'이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세상의 근원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작품인지 궁금하다" "이 작품은 '세상의 근원'이란 어머니의 자궁이라는 의미로 그려진 숭고한 그림이다"는 의견 등이 실시간 쏟아지고 있다.

19세기 사실주의 화가의 대표자 '구스타브 쿠르베'가 1866년에 그린 세상의 근원(기원)은 당시에는 물론 오늘날까지도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충격을, 작가들에게는 영감을 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애당초 전시 목적이 아닌 개인 소장가 칼릴-베이의 주문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1955년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이 이를 사들여 개인소장해 오다 1995년에서야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됐다.

라캉은 이 작품을 다른 화가의 그림으로 가려놓고 지인들을 초대해 베일을 벗기며 보여주는 의식을 행하기도 했다고.

이 작품에서 쿠르베는 남들에게는 보여줄 수 없는 은밀한 부위인 음부와 음모만을 클로즈업 해 그리고 '세상의 근원'이라는 심오한 제목을 붙임으로써 규범과 관습에 도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남성의 성기 노출 사진을 올린 박경신 위원 블로그와 관련된 사안을 오는 8월4일 전체회의에 부의해 심의키로 결정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