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에서 올해부터 '의료기관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 병원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종합병원(대학병원)이 아닌 2200여개 병원급으로선 처음이지요. 의료기술,환자 안전 등에서 국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갖췄다는 점을 정부가 국내외에 보증한 것입니다. 의료진 및 직원들과 함께 자부심을 느낍니다. "

조범진 한길안과병원장(52 · 사진)은 1일 기자와 만나 "'의료기관 인증'이 국내 환자는 물론 외국인 환자 유치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내 최고 수준의 안과 전문병원으로서 세계와 경쟁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역 앞에 있는 이 병원은 2002년부터 고려인이 많이 거주하는 우즈베키스탄에 의료봉사단을 파견,그동안 2557명을 진료하고 503명을 수술했다. 2003년엔 우즈베키스탄 현지에 한길우즈벡안과병원을 세워 지금까지 2만7000여명에게 백내장 수술을 해줬다고 조 병원장은 설명했다.

"봉사단을 파견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인술한국'의 이미지를 심고 한길안과병원의 수준 높은 의료기술도 알렸지요. 그 결과 러시아 곳곳에 입소문이 났습니다. 입소문을 들은 러시아 부자들이 안과 치료를 받으러 인천까지 찾아왔어요. 지난해에는 러시아인을 포함해 900여명의 외국인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

조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백내장,망막,녹내장,약시,소아안과질환 등 전문영역의 의사 19명과 45명의 간호사를 한 명도 휴진 없이 풀가동해 환자가 하루에 모든 안과질환을 연계해 진료할 수 있다"며 "빈틈없는 연계진료시스템은 일반 병원이나 종합병원이 따라오지 못하는 우리 병원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한길안과병원을 국내가 아닌 세계와 경쟁하는 최고의 안과 전문병원으로 키우는 게 조 병원장의 포부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더욱 높이기 위해 9000㎡인 한길안과병원 건물을 증축하고 의료장비 등을 보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개업의와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강의도 활발히 해 한길안과병원을 알리고 후진도 양성하고 있다.

인천 출신인 조 병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대아산병원에서 근무한 뒤 9년 전 이 병원으로 옮겼다. 그는 의료계에서 백내장과 시력교정수술(라식)의 권위자로 알려졌다. 독서와 연구활동이 취미인 그는 주변에서 모범생이자 학구파로 통한다. 일과를 마친 후에도 학회 발표나 연구,독서로 매일 밤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한다는 것이 직원들의 얘기다.

그는 건강을 위해 전철을 타고 장거리 통근을 한다. 병원에서 승용차를 마련해줬지만 극구 사양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서울 대치동 집에서 부평역까지 전철로 출근합니다. 그 시간에 부지런히 살아가는 사람들 모습도 볼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어 좋습니다. "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