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핵연료가 녹아 압력용기를 뚫고 흘러내리는 '멜트스루'(녹은 핵연료의 원자로 관통)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멜트다운(노심용융)이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3호기의 압력용기 내 핵연료가 녹아 외부로 흘러나오면서 격납용기 아래에 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원전 전문가들 사이에선 후쿠시마 원전 1~3호기의 멜트스루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그 가능성을 지금까지 부인해왔다. 전문가들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내 원자로 운전 데이터를 토대로 지진 후 압력과 온도 등을 계산해 이 같은 추정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요미우리는 1호기의 경우 대지진 후 원자로 내 핵연료가 녹아내리면서 압력용기 바닥이 파손되고 격납용기의 온도가 평상온도(섭씨 300도)를 10배 웃도는 3000도까지 올라가면서 격납용기가 약 7㎝ 파손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2호기의 경우 지진 후 원자로의 압력용기가 파손됐고, 21시간 만에 격납용기 본체 측면에 직경 10㎝의 구멍이 뚫리면서 증기의 대량 방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3호기는 지진과 쓰나미로 원자로 냉각 기능이 정지되면서 별도의 긴급 냉각장치를 가동했을 당시 격납용기가 손상되고 증기의 유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멜트스루

melt-through.원자로의 핵연료봉이 공기에 노출되면서 녹아내린 뒤(melt-down) 압력용기를 뚫고 흘러나와 격납용기에 쌓인 현상.녹아내린 핵물질이 압력용기에 고여 있는 멜트다운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