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의 월지급식펀드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내 주식형은 물론 해외 채권형에다 브라질채권까지 투자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월지급식 펀드 하나 없으면 자산운용사도 아니란 얘기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원금이 깨질 수 있고 복리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명심할 것을 주문한다.

◆월지급식펀드 설정액 5000억원 돌파

2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월지급식펀드 설정액은 5007억원(1일 기준)으로 올 들어 3200억원 이상 불어났다. 해외 채권형인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 설정액은 올해만 2280억원 증가했다. 지난 2월18일 출시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스마트플랜실버Q1'과 '삼성스마트플랜실버K1'도 300억원 이상씩 들어왔다.

국내 최초 월지급식펀드인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1'은 국내 주식형이지만 작년 이후 출시된 대부분의 월지급식펀드는 국내 주식과 채권에 동시에 투자하는 혼합형이다. '한국투자 라이프플랜월지급식자1''동부머스트해브월분배식1''아이메자닌II증권1''하나UBS실버오토시스템월분배식1' 등이 해당된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 작년 말 출시된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과 지난달 잇달아 나온 '피델리티월지급식이머징마켓' '프랭클린템플턴월지급하이일드' 등은 고위험 고수익의 신흥시장 채권이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브라질원-헤알월급받기펀드'와 '미래에셋브라질달러-헤알월급받기펀드'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브라질원-헤알월급받기펀드'는 환노출형이며 '브라질달러-헤알월급받기펀드'는 원화와 달러에 대해 환헤지하는 펀드다.

브라질 투자는 원화를 달러로 바꾸고 이를 다시 헤알화로 바꿔 투자하는 과정을 거친다. KB자산운용도 해외채권형펀드인 'KB이머징국공채인컴펀드'를 월지급식 형태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손실 땐 원금 축내면서 월지급도

이들 펀드의 월지급은 매월 투자 원본의 일정 비율을 자동 환매해주는 방식을 쓴다.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1'과 '칸서스뫼비우스200인덱스1'은 매월 원본의 0.7%,'동부머스트해브월분배식1'과 '하나UBS실버오토시스템월분배식1'은 0.5%를 지급한다.

'한국투자노블월지급식연속분할매매1'(0.7% 이내) '삼성스마트플랜실버K1'(0.4~0.8%)처럼 투자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도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혼합형이라도 주식평가손실이 채권 이자보다 클 경우는 월지급에 따라 원금을 유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요 12개 월지급식펀드 중 9개 펀드는 지난달 손실을 입었다. 이 경우는 원금을 축내면서 월 수령액을 받게 되는 셈이다. 또한 해외 채권형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이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매달 펀드에서 일정액이 환매돼 나가면 재투자되는 부분이 적어져 소위 말하는 복리효과가 줄어든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