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월화수목금토월'을 사는 증권맨이 늘고 있다.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요 근무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지난 3월 이후 사실상 일요 출근제로 바뀌었다. 매주 일요일 오후 리테일(소매) IB(투자금융) 등 부문별로 임원과 부장 등 간부들이 모여 전략 회의를 한다.

이에 따라 회의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일요일 오전부터 출근하는 직원이 적지 않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일요 출근이 일상화되면서 사실상 일요일부터 새로운 한 주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투자증권에서도 일요 출근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지난달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임원회의를 열고 있다.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사장도 비슷한 시기에 팀장 이상 임원 및 간부회의를 일요일로 정례화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 들어 부서장급 이상 임원들을 대상으로 일요회의를 진행 중이다.

최근 증권가의 일요 근무 확산은 증권업계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어려워진 경영 환경에 대응해 반박자라도 앞서가자는 절박감이 배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평일에는 영업 현장을 밤늦게까지 누비고 토요일도 주요 고객들과의 골프 등으로 사실상 연장근무를 하는데 일요일까지 회사일에 매달려 쉴 날이 없다"고 푸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