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하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 노후소득 마련 방법은 마땅치 않아 '은퇴 충격'이 우려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건복지부가 2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제1차 베이비붐 세대(베이비부머) 미래구상 포럼'에서 작년 7월부터 약 40일간 전국의 56~59세 베이비부머 30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응한 베이비부머들은 '건강'에 매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응답자의 68.5%가 운동을 하고 있고, 59.7%가 건강식품을 섭취하며, 80.8%는 건강검진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베이비부머 84.1%는 건강 · 요양위험에 대비, 저축을 하거나 민간보험에 가입했다고 답했다.

반면 노후소득을 마련하고 은퇴 후 생활을 준비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노후소득 마련을 위해 저축을 하거나 보험에 가입한 경우는 24%에 불과했다. '현업 중단 이후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느냐'는 질문에도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없다'는 답이 83.4%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정 연구위원은 "부모세대를 부양하면서도 자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베이비부머들은 3개 세대를 아우르는 지출이 크기 때문에 뚜렷한 노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은 노후 생활비 마련 주체가 '본인(49.1%)'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노후 생활비를 부담해야 하는 주체가 연금 · 사회보험(28.7%)이라거나 배우자(9.5%), 국가(9.3%), 자녀 · 가족(3.3%)이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소수였다.

이런 탓에 이들은 은퇴 후 계속 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3.9%가 노후 일자리를 희망했다. '소득 마련(58.5%)'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어 건강(16.2%), 자기발전(14.4%), 여가시간 활용(7.5%), 사회 기여(3.4%) 등이 꼽혔다. '사회참여 활동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40%에 이르렀지만 현재 자원봉사활동 참여율은 7.3%로 낮았다.

정 연구위원은 "현재 베이비부머들이 그리는 은퇴 후 이상적인 생활을 실제로 누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의 은퇴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 생애주기에 걸친 일자리와 자원봉사활동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