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8명의 벤처기업인 벤텍스 임직원들은 희망이 넘친다. 고경찬 대표(49)가 "새해 억대 연봉을 받는 팀장이 나올 것"이라고 31일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 잠실에 있는 벤텍스는 '1초 만에 마르는 섬유' 등 기능성 섬유원단을 개발해 노스페이스 뉴발란스 컬럼비아스포츠 등에 수출하는 업체다.

이 회사의 팀장급은 30대 후반~40대 초반으로 대부분 대기업 출신이다. 고 대표는 "팀장급은 주로 효성 코오롱 캠코 삼양사 대우 휴비스 출신들이며 2010년 평균 연봉도 6000만~7000만원 선으로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적이 뛰어난 일부 팀장에 대해선 새해 연봉을 기존 연봉보다 2000만원 이상 올려주기로 했다"며 "2011년에는 팀장급 중에서 성과급을 포함해 억대 연봉자가 탄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등이 따뜻해야 더 좋은 성과가 나온다는 지론 때문이다. 성과가 좋은 모 팀장에겐 지난 연말 쏘나타 1대를 선물로 줬다.

고 대표는 휴일 근무와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기술개발과 수출에 앞장서온 임직원들에게 보유주식을 무상으로 나눠주고 있다. 2010년에도 팀장급 3명에게 각각 5000만원어치의 주식을 공짜로 지급했다. 이로써 고 대표가 2004년 이후 6년 동안 임직원에게 나눠준 주식만 23억원어치(시가기준)에 달한다. 수혜자는 팀장급 이상 8명이다. 이 중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8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받았다. 고 대표는 "액면가 5000원짜리를 시중 평가가격인 5만원으로 환산한 것"이라며 "이는 벤처캐피털이나 기존 주주들이 우리 주식을 평가하는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직장은 일터가 아니라 개개인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삶터"라며 "기업인은 개인이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평한 분배자"라고 덧붙였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해마다 업무 성적을 평가해 지분을 나눠주고 있다.

벤텍스의 최대 주주는 고 대표이며 일본 미쓰비시상사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고 대표는 기능성 원단 수출을 위해 일본 종합상사를 수없이 방문했고 그때마다 문전박대를 당해왔으나 미쓰비시상사로부터 제품력을 인정받아 2005년 출자까지 받았다.

제주도 출신의 고 대표는 제주일고를 거쳐 성균관대 섬유공학과에서 학사부터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그는 경기도 죽전의 아파트 한 채를 담보 잡혀 사업을 하고 있으며 장거리 해외출장 중에도 이코노미석만을 탈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하다.

벤텍스의 매출은 2009년 162억원에서 2010년 215억원(추정치)으로 늘었고 2011년 목표는 전년보다 63% 늘어난 350억원으로 잡고 있다.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