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진정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구제역에다 많은 눈까지 내리면서 연말을 맞은 경기도내 지자체 공무원들이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30일 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도내 방역활동을 사실상 지휘하고 있는 도청 축산과 직원 21명은 지난 14일 연천군에서 도내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이후 거의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직원들은 교대로 구제역 발생농장에 파견돼 길게는 2주씩 집을 떠나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많은 직원들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일선 시.군 공무원들의 피로는 더욱 심한 편이다.

지난 26일 경기 남부지역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여주군 공무원들은 전체 공무원 700여명 가운데 매일 100여명이 교대로 구제역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일부 부서의 경우 여건상 현장 투입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직원들이 3~4일에 한번씩 구제역 살처분, 백신 접종, 방역초소 등에 투입돼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아침에는 많은 눈까지 내려 구제역 현장에 투입되지 않은 공무원들은 제설작업에 동원되기도 했다.

군은 많은 직원들이 피로를 호소하자 종무식과 시무식은 물론 이날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고구마축제도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이와 함께 구제역 방역 및 살처분 등에 경찰 및 군부대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일반인들을 임시 고용해 투입하기도 하고 있다.

지난 14일 도내 첫 구제역 발생지역인 연천군은 580명 직원 가운데 1일 평균 180명가량이 초소근무, 살처분, 사후처리 등을 위한 구제역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은 하루걸러 하루씩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고, 피로가 누적되면서 부상자도 속출해 현재 4명이 허리와 발목 등을 다쳐 1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종무식까지 취소한 연천군 공무원들의 구제역으로 인한 격무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광수 군 자치행정팀장은 "가족과 식사한 것이 15일전"이라며 "모든 직원이 피로를 호소하고 있어 서로 힘들다는 이야기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시.군에서는 많은 공무원들이 구제역 방역 작업 등에 투입되면서 일반 행정 서비스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도 서상교 축산과장은 "도는 물론 일선 시.군 공무원들이 현재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그래도 구제역의 조기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