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코스닥 상장사에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CB(전환사채) 등 주식연계 채권을 인수하나 유상증자를 통해 직접적인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 타깃이 된 기업은 하나 같이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주가 재평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미국 덴츠플라이, 디오 사실상 인수…SMD는 첫 중소기업 투자

10일 오전 10시 17분 현재 디오는 가격제한폭(14.98%)까지 오른 9750원에 거래되며 이틀째 상한가 행진이다. 디오는 지난 3일 이후 엿새째 상승, 이 기간 43.38%의 주가승상률을 기록중이다.

디오는 전일 글로벌 치과재료 기업 덴츠플라이 인터내셔널의 독일 투자법인을 상대로 566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내년 12월 10일 이후 이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덴츠플라이는 절반 이상의 디오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덴츠플라이 인터내셔널은 미국 펜실베니아에 본사를 두고 12개국,33곳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120개국에 판매망도 구축해 놨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매출 16억5200만달러, 영업이익 2억8400만달러, 순이익 1억9900만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덴츠플라이에 사실상 매각된 디오는 중저가 치과용 임플란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오 관계자는 "덴츠플라이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하면 우리(디오) 제품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덴츠플라이 측도 이 점을 높게 산 것 같다"고 말했다.

에스엔유는 아몰레드(AMOLEDㆍ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를 상대로 300억원 가까운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에스앤유는 이날 SMD를 상대로 각각 14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52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CB가 현 가격대로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SMD는 에스엔유 지분 약 10%를 보유, 2대주주가 된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같은 시각 엔스엔유 주가도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SMD가 전례 없이 중소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이유는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LCDㆍ반도체ㆍ태양광 등 산업용 제조장비 업체인 에스엔유는 LCD 핵심 장비인 PSIS 부문에서 70% 이상의 글로벌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아몰레드 장비 설계 기술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칼라일, 우주일렉 유증 참여

해외 투자펀드들의 코스닥 기업 투자도 활발하다.

우주일렉트로는 전일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칼라일 그룹을 상대로 약 172억원 규모의 제 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주는 64만9800주로, 우주일렉트로 전체 주식수의 6.5% 가량에 해당한다.

우주일렉트로는 LCD와 휴대폰에 사용되는 초정밀 커넥터를 주로 생산한다. 이 제품은 1997년 이전에는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대부분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해 써야 했다.

김희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는 BTB(Board-to-Board)커넥터를 대부분 채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우주일렉트로가 유일하게 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우주일렉트로가 개발한 82핀 커넥터는 삼성전자의 3D TV에 독점 공급되고 있다"며 "삼성의 3D TV 판매가 늘어날수록 관련 매출 또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노섬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에프티이앤이는 지난달 25일 미국 GE그룹의 금융사인 GE캐피탈을 상대로 1000만달러(약 114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CB가 전환되면 GE캐피탈은 에프티이앤이의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박종철 에프티이앤이 대표는 "나노섬유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몰라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GE그룹과 다양한 사업 기회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