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에 '박재완 장관발(發) 혁신'이 잇따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중앙부처로는 처음 무능공무원을 퇴출시키기로 한 데 이어 인사혁신을 위해 잡호스팅,파격승진 정례화,사무관 승진 역량평가 등을 도입키로 했다.

6일 고용부에 따르면 박 장관(사진)은 직원들에게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업무 제안서를 제출토록 하고 제안서가 우수하다고 평가되면 실제 해당 부서로 배치시키는 잡호스팅을 시행키로 했다.

고용부는 내년 1월로 예정된 4~5급 간부직원 인사부터 잡호스팅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권오일 운영지원과장은 "정기인사 1주일 전 공고를 내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라며 "먼저 정책을 입안하고 확정하는 4~5급 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후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내년께 6~7급 하위직급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나 교육과학기술부 등에서 직속상관이 함께 일할 직원을 찍어 데려가는 드래프트제를 도입한 적이 있지만 능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직원에게 자신이 일할 분야를 직접 고르도록 한 것은 고용부가 처음이다.

고용부는 조만간 직제를 새로 짜고 실 · 국장 인사도 크게 하는 등 '박재완 체제'로 진용을 바꿀 계획이다. 현재 직업능력개발실장과 서울지방노동청장 자리가 비어있고 김성광 부산지방노동청장은 물러날 예정이어서 3개 핵심 자리가 공석이 될 예정이다.

박종길 고용부 대변인은 "인사이동과 함께 현재 가용인력 내에서 특정 과가 다른 국으로 이동하는 등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박 장관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인 만큼 보다 고용친화적으로 조직이 바뀔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본청의 실국장 13명과 지방청장 6명 등 19명 중 절반 이상이 자리이동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지방노동청장은 현재 2급이지만 본청이 세종시로 내려간 후 업무상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1급으로 승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고용부는 상반기에 실시한 우수직원 파격승진을 내년부터 정례화하는 등 '당근과 채찍'을 병행키로 했다. 또 지금까지 객관식으로 치러왔던 사무관 승진시험을 내년부터 역량평가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고용부의 사무관 승진시험은 결원의 2.5배까지 응시자격을 주며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고용보험법 3과목에서 객관식 100문제를 출제했다. 하위 30%에겐 승진평가 시 불이익을 주고 있다. 내년부터는 이를 모의테스트 방식으로 바꿔 평가할 방침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 잡호스팅

job hosting. 직원 인사 방식 중 하나. 본인이 일하고 싶은 곳에 대한 업무 개선 보고서를 작성해 평가 받은 뒤 해당 직책에서 일할 수 있다. 인사 담당자는 직원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다. 민간 업계에선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이 방법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