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 대학들이 앞다퉈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 현지 대학에 사무소와 연구원,문화원 등을 경쟁적으로 설립,중국 비즈니스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사무소와 문화원 등은 한국에서 공부할 중국 유학생을 모집하는 역할뿐 아니라 대학 간 학생 · 교수 교류와 기술특허를 파는 사업창구 기능을 한다.

19일 각 대학에 따르면 아주대는 최근 중국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에 '아주대 중국사무소'를 설치했다. 아주대는 중국사무소를 통해 아주대를 알리고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또 급성장하는 중국에 대한 연구활동과 중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간 아주대 학생들을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

한양대는 상하이에 '한양문화원'을 두고 있다.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양대가 보유한 특허와 기술이전 설명회를 개최한다. 거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겨냥한 산학 협력 사업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고려대는 베이징 런민대에 기숙사,연구실,강의실 등을 갖춘 '고려대학회관'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고려대중국사무소'를 비롯해 '한중국제교류센터' 등도 입주했다. 숙명여대는 중국 윈난대에 '숙명문화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한국에서 공부할 중국 학생을 가르치고 유치하는 일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서울대와 한양대는 각각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베이징대와 칭화대에 이번 학기부터 한국어 강의를 개설했다. 앞서 고려대도 지난 학기 런민대에 교수를 파견,교양 과목으로 '기초한국어'를 개설했다. 건국대는 난징대 등 중국 내 자매학교 12곳에서 '한국유학 예비반'을 운영 중이다. 중앙대도 2008년부터 칭화대 등 6개 대학에 한국어교육을 위한 분원을 설치하고 교육을 진행 중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한국 유학반에 들어오기 위해 대기 중인 중국인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교육부문의 대(對)중국 비즈니스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급증하는 중국인 유학생은 학생 수 감소를 겪는 대학들이 가급적 많이 유치해야 할 대상이다.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선 미국뿐 아니라 한국 유학바람이 불고 있다는 게 대학들의 판단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05년 1만107명에서 지난해 3만9454명으로 4년 새 네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학위과정에 있는 유학생만 포함한 것으로 어학연수생 등을 합치면 5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개발원 관계자는 "중국 경제가 성장을 거듭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중국 출신 유학생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보유한 기술특허를 중국과의 산학협동으로 사업화 해보려는 전략도 중국 진출을 자극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향후 중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선 미리 대학 내에 사무소를 두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