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높은 경제적 브랜드 가치에 문화와 역사,정신적 가치를 접목하면 브랜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

이배용 신임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사진)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적인 것'을 유난히 강조했다. 그는 학술 포럼 참석차 홍콩을 방문하던 중 위원장 내정 사실을 통보받고 이날 새벽 귀국하자마자 브랜드위 사무실로 직행해 첫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어윤대 전 위원장이 높여 놓은 경제 브랜드 가치에 문화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원래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홍보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다가 지난해 브랜드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제도적인 틀을 갖췄다"며 "한국이 가지고 있는 특유한 역사,문화,신뢰성 등을 바탕으로 명품 코리아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만들어 내는'글로벌 상품'들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유효한 하드웨어적 수단이라면 한국적인 문화,즉 소프트웨어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게 이 위원장의 논지다. 이 두 가지 장점을 잘 결합하면 코리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그는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 시절 대학 글로벌화에서 다른 대학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한국이 글로벌 이슈를 주도적으로 만들 수 있는 위상을 확보하는 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화도 결국 우리 역사와 문화에 담긴 대한민국의 정신이 바탕이 될 때 세계적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각국 정상들과 언론들이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발전상을 직접 보고 느낄 때 한국의 인지도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한반도 긴장이 한국의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오히려 역발상을 주문했다. 그는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분단의 시련을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낸 열정이 평화를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일깨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약력=△1947년 서울 출생 △이화여중,이화여고,이화여대 졸업(한국사 전공)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평생교육원장,인문과학대 학장,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헌법재판소 자문위원,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