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연계 채권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던 상장사들이 물량부담(오버행)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신주인수권(warrant) 행사로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24일 오전 11시 2분 현재 터보테크는 전날보다 10원(1.10%) 내린 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하한가를 포함, 최근 사흘 동안에만 주가가 약 17% 빠졌다.

이는 최근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주당 660원짜리 저가 신주 90만여주가 상장돼 물량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보테크는 작년 1월 28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1년 후인 올 1월 7억원 상당의 106만여주가 행사됐고, 3월에도 6억원 상당의 90만여주가 행사됐다. 이번에 행사된 신주인수권은 나머지 BW 가운데 일부이다.

이달 들어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에이프로테크놀로지도 신주인수권 행사가 주가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9억9000만원 규모의 BW를 공모 발행했는데, 이 BW의 신주인수권이 전량 행사돼 지난 18일 295만여주가 상장됐다.

더구나 이 회사는 BW 발행과 함께 신주 291만1764주를 발행하는 약 1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도 끝마쳤다. 또 다음달 가동되는 인천공장의 생산설비 확대 등을 위해 추가적인 유상증자 추진도 검토중이다.

이 때문에 최근 한 달 새 4차례의 공급계약 체결 건을 잇따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이날도 같은 시각 5% 대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텍도 현 주가(23일 종가 3200원)보다 훨씬 낮은 1485원짜리 신주 60만여주가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지난 21일 상장돼 주가를 압박하고 있다.

이밖에 SSCP 네오엠텔 한진피앤씨 S&T모터스 등도 최근 신주인수권이 행사돼 저가의 신주 상장을 앞두고 있어 물량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