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6 · 2 지방선거' 이후 급매물을 소화하며 바닥다지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중층 재건축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공급면적 34평)는 선거 이후 호가가 10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올랐다. 지난달 말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0억원에 거래된 이후 첫 반등이다.

119㎡(36평)는 선거 직후 12억4000만원에 팔린 데 이어 현재 12억5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왔다. 장금자 아시아공인중개 대표는 "오세훈 시장 재당선으로 재건축이 그대로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 같다"며 "시간이 걸려도 사업추진만 된다면 지금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110㎡(공급 31평)도 지난달 8억7000만원의 급매물이 팔리며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9억원 밑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하락세를 멈췄다.

경매시장에서도 오 시장 재선 이후 한강변 아파트에 대한 기대심리가 나타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9차 아파트(107㎡ · 32평)는 13명이 참여한 경매에서 최초 감정가 대비 90%대(7억8819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는 1회 유찰로 2차 경매 최저가는 7억400만원이었다. 강은 지지옥션 기획팀장은 "이날 잠원동 재건축 아파트의 평균 입찰자는 9.5명으로 지난 1월의 11명 이후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선거 직후인 지난 4일 진행돼 관심을 모은 강남구 현대아파트(131㎡ · 33동)도 감정가(19억원)의 86%인 16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4월 말 한 번 유찰돼 최저가가 15억2000만원까지 떨어졌었다.

경매컨설팅 전문 미래시야 강은현 대표는 "최저가를 웃도는 수준에서 낙찰가가 결정된 것은 시장의 기대심리가 살아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성선화/김재후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