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침체 속에서 파격할인 마케팅에 나선 단지들이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는 등 효과를 얻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작년 6월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서초동 주상복합아파트 '서초아트 자이'에 대해 최대 4억원까지 할인 판매에 나서 70여채에 달하던 미분양 물량을 10채까지 줄였다.

서초구 예술의전당 맞은 편의 이 단지는 2007년 1월 분양 당시 3.3㎡당 평균 3100만원대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다. 최초 분양가 20억원이었던 207㎡(62평형)를 16억~17억원까지 내리자 수요자들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주변 시세를 감안해 할인율을 적용하기 시작한 지난 3,4월부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분양가 논란 속에 공급됐던 영등포구 당산동 반도유보라팰리스도 분양가를 최대 15%까지 낮추면서 잔여 물량의 절반가량이 팔렸다. 최초 분양가 12억6000만~13억6000만원인 187㎡형은 현재 판매가가 10억7000만~12억8000만원이다.

지난해 강동지역 재건축 아파트로 주목받은 고덕동 아이파크도 가격이 10% 할인되자 미분양 물량의 10%가량이 해소됐다. 고덕주공1단지 재건축조합 측은 추가 할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서도 파격 할인 수준이 아니면 미분양 물량이 팔리지 않는다는 게 분양정보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분양됐던 고양 원당e-편한세상도 미분양분에 한해 대출 이자 등을 포함,최대 1억8000만원을 잔금에서 깎아주는 특별분양으로 효과를 봤다. 분양 당시 150여채에 달했던 미분양 물량은 현재 8채로 줄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가격 할인을 하지 않은 인근의 원당 래미안은 여전히 미분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파격할인에 힘입어 물량을 대거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침체로 미분양 물량에 대한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주택 가격하락으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해지거나 더 높아지면서 악성 미분양 단지는 공격적으로 할인할 수밖에 없다"며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거나 가수요가 많았던 단지에서 파격할인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