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율 높여라"…기존 집 팔아주고 상품권 선물
내달 말 인천 '청라자이'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는 회사원 조영인씨(52)는 고민이 많다.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된데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팔리지 않고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 단지를 미리 둘러보는 사전점검 후 입주를 결심했다. 조씨는 "한 그루에 3000만원이나 한다는 소나무와 암석들로 멋지게 꾸민 조경과 단지 안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자이안센터를 아내가 매우 마음에 들어해 이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점검 또 점검…하자 줄여라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기존 집이 팔리지 않거나 투자가치가 낮아져 입주를 꺼리는 이들이 늘면서 건설사들이 '입주자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분양 당시 경쟁률이 높았더라도 입주율이 낮으면 잔금이 들어오지 않아 유동성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시장 침체로 투자매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계약자들이 동호회를 결성해 입주 집단거부 등에 나서고 있어 불만요인을 하나라도 줄이려면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며 "최근 주택건설업계 화두는 분양이 아니라 입주"라고 강조했다.

김진호 우림건설 총괄사장은 입주가 다음 주로 코앞에 다가온 광주시 송정동 우림필유 현장을 암행 점검했다. 공식 사전점검에 앞서 하루 먼저 현장을 찾은 김 사장은 현장을 일일이 둘러보며 하자없는 입주 준비를 주문했다.

건설사들이 입주 마케팅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입주 예정자들의 사전점검이다. 아파트로 이사오기 전에 이뤄지는 점검에서 완벽한 단지를 확인시켜줘야 입주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림건설 관계자는 "진해 우림필유 사전점검에선 김 사장의 지시로 조경 공사를 다시 했다"며 "입주 예정자들이 둘러봤을 때 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품권 제공에 중개수수료 지원까지

건설사들은 입주 시작 수개월 전부터 다양한 입주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균 2개월 정도인 입주 기간을 90일까지 늘려 잔금 연체수수료를 내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고 기존 집을 대신 팔아주거나 중개 수수료를 내주기까지 한다. 남광토건은 남양주 진접 하우스토리의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백화점 상품권 100만원어치를 지급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용인 지역에서 한 달 만에 입주율을 65%까지 끌어올린 용인시 송전마을 세광엔리치타워 아파트는 입주 3개월 전부터 입주 전문요원을 투입했다. 전체 782세대에 일일이 입주 여부를 확인하고 대출이 필요하면 최대 85%를 지원했다.

기존 집이 잘 팔리도록 해당 지역에 가서 계약자를 알선하고 인근 공장 등에 전 · 월세 안내우편물을 발송해 전세 계약만 150건을 유치했다.

인프라가 덜 갖춰진 단지에선 교통편,부대시설 등도 제공한다. GS건설은 청라자이 입주자를 위해 셔틀버스를 운영 예정이며 자이안센터 및 단지 내 상가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