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3차원(3D) 사용자 환경(UI)을 적용한 터치스크린 휴대폰을 잇따라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3차원 UI는 터치폰의 대기화면에 입체 효과를 더해 사용법을 익히지 않더라도 휴대폰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이다. 두 회사는 오는 16~1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09'에서 이들 제품을 발표한다. 삼성전자가 10일 공개한 슬라이드형 터치폰 '울트라터치'는 세계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이 제품은 2.8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화면에서 3차원 효과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용자가 대기화면에서 메뉴를 바꿀 때마다 다면체가 돌아가는 느낌을 주면서 입체 효과를 강화했고,대기화면의 '위젯'(자주 쓰는 기능을 모아 놓은 작은 그래픽 아이콘)도 실물과 같은 부피감을 줬다.

두께 12.7㎜의 날씬한 본체에 곡선을 강조한 디자인도 돋보인다. 울트라터치의 고화질 800만 화소 카메라는 촬영 장소의 위치가 자동으로 기록되는 '지오 태킹' 기능을 갖췄다. 이달 중순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부사장)은 "울트라터치는 기능,디자인,편의성 등에서 삼성 휴대폰의 기술을 집약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가장 쉽고,빠르면서도,재미있는 UI'라는 컨셉트를 내걸었다. 이 회사가 이날 공개한 터치폰 '아레나'는 100여명의 연구인력이 지난 1년여 동안 개발한 '차세대 UI'를 처음으로 적용한 제품이다.

아레나는 사용자가 손가락으로 화면을 좌우로 끌 때마다 입체화한 대기화면이 회전하는 입방체(큐브) 형태의 메뉴가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이를 통해 대기화면에서 △음악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통화 내역 △각종 메뉴 바로가기 △위젯 등의 화면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디지털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한 것도 특징이다. 예를 들어 라디오 채널을 돌릴 때 화면상의 동그란 튜너를 손가락으로 돌리면 '드르륵' 하는 진동과 함께 주파수가 맞춰진다. 시간을 조정할 때도 시곗바늘을 손으로 돌릴 수 있어 벽시계를 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레나는 특히 애플의 아이폰처럼 '멀티 터치' 기능을 갖춰 사진이나 웹페이지 등을 두 손가락으로 쉽게 확대 또는 축소할 수도 있다. 이 밖에 500만 화소 카메라,와이파이(무선랜),위성 위치확인 시스템(GPS) 등 다양한 첨단 기능을 갖췄다. 다음 달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아레나는 터치폰을 쉽고 빠르게 사용하기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내놓은 LG의 전략폰"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한 3차원 UI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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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UI

User Interface의 약자로,휴대폰 컴퓨터 등을 작동시키는 명령어나 기법을 포함하는 사용자 환경을 뜻한다. 업체들은 정보기술(IT) 기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리한 UI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