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끌어내지 못해 매입 계약을 해놓고도 던지는 땅,건설사가 보유한 알짜배기 땅들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어요. '물반 고기반'으로 잡는 사람이 임자죠."

네이버 카페에서 토지 및 상가투자 컨설팅의 고수로 통하는 이승익 대림투자개발컨설팅 사장(36)은 올해 토지시장을 위기 속에서 '블루칩'을 건질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증권투자나 외환투자는 3~4년에 한 번 큰 물결을 타면 되지만 토지시장은 좀처럼 기회를 잡기 힘들다"고 비교했다.

이 사장은 올해 토지시장이 전체 부동산시장보다 상황이 나을 거라고 자신한다. 작년 전국 땅값이 10% 올랐으며 올해는 5% 안팎의 보합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통계로 보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낙폭이 크다고 해서 현장을 찾으면 실제가격은 떨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양도세를 덜 내려고 실제거래가보다 낮춰 다운(down)계약서를 쓴 경우가 많고 초급매물 거래가도 시세로 잡다보니 통계가 실제보다 약세로 나타나는 거죠."

서울 땅값은 작년 10월 이후 8년 만에 하락했지만 경기 동남부지역과 파주 일산 등 북부지역,인천 등의 땅값은 아직도 상승 중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 사장은 "'땅 갖고 장난치지 말라'는 정부 규제의 취지를 잘 따르면서도 방법만 살짝 바꾸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며 웃었다.

세테크를 활용하는 것이 한 예.땅을 사서 그대로 다시 팔면 통상 부재지주인 경우 양도세율 60%를 적용받게 된다. 대신 땅을 산 뒤 건물을 지어 팔면 36%의 근로소득세를 내면 된다. 그는 "100만원에 땅을 사서 10만원에 건물을 올리고 300만원에 팔면 190만원 남는데 이 중 68만원가량만 근로소득세로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토지 전문가인 이 사장은 그래서 상가와 오피스빌딩에 대한 투자도 상담해 주고 있다. 투자 가능한 자산 규모에 따라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먼저 100억원 가까운 고액 자산가라면 서울 도심의 빌딩을 노리라고 권한다.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심 재개발' '건축선(층고)의 상향' '디자인 서울'로 모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A급 입지의 노후 건물을 사들여 뼈대만 남기고 층고를 올리는 리뉴얼 작업을 하면 100%의 수익률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10억~100억원을 가진 자산가라면 땅을 사서 직접 건축 시행을 할 것을 권한다. 건축사와 손잡으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개발허가가 이미 나 있는 창고와 공장부지를 골라 주택이나 상가를 지어 분양할 것을 추천했다.

이 사장은 "10억원대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 수십명 모여 공동투자를 할 수 있다면 수도권 신도시의 미분양 오피스텔을 통째로 매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적극 훈수했다.

그는 "예를 들어 100여실에 상가 50개 정도 되는 오피스텔이 수도권에선 300억~400억원에 살 수 있다"며 "방 하나의 가격을 따져보면 5000만~6000만원인데 1~2년 뒤에 1억~2억원에 분양하거나 되팔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단,한 사람 명의로 근저당을 설정하고 나머지 투자자는 근저당권에 대한 질권자로 등기해 두면 투자원금을 평등하게 보호받으면서도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권했다.

이승익 사장은 투자의 기본 원칙으로 "토지 및 건물투자의 연간 수익률을 10% 넘게 잡지 말라"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그 이상 넘어가면 리스크는 제곱이 된다고 경고한다.

그는 "현재가치평가법(NPV)으로는 연 7%만 넘으면 된다"며 "비용 상승,건물 감가상각 때문에 5년이면 40% 정도 수익을 기대하면 된다"고 말했다.

투자 유망지로는 서울과 1기 신도시,지방에선 경부선 역세권을 들었다. 경기도에선 광주,의정부,고양시 화정,광교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중앙대 영어학과를 졸업한 뒤 캐나다에서 컴퓨터공학을 2년간 공부한 이 사장이 부동산컨설팅에 뛰어든 건 2003년.자신이 세운 여행사가 망하면서 빚더미에 올랐기 때문.40년째 부동산 투자를 해온 지인으로부터 도움을 얻어 부동산 분야에 진출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