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올해는 정말 원없이 돈을 써 봤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한승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국무위원들에게 ‘돌아가면서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말해보라’고 하자 “제가 아마 과거 왕조시대의 호조판서를 포함해서 역대 재무 책임자 중 가장 돈을 많이 써 본 사람일 것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올해 감세니 추경이니 해서 엄청나게 재정지출이 많았기 때문에 (강 장관께서) 그런 발언을 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다른 장관들은 쇠고기 사태와 국민 신뢰를 많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쇠고기 파동때 신뢰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도 국민 신뢰가 중요한 데 최근 이 대통령이 현장을 잇따라 방문하는 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지난 5월 쇠고기 파동때 우울증에 걸릴 뻔 했다”고 털어놨다. 전 장관은 “현재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속도전을 펴고 있는데 내년에는 행동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공직생활만 30여년 했는데 올해가 가장 바빴다”며 “대통령이 앞장서서 나가고 있는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오래 교수생활을 하면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게 습관이었는데 내각에 들어온 후로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아직도 잠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석달이 지났지만 일찍 일어나는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내년 1월1일이 새출발점이라는 각오로 뛰자”면서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해서 대통령에게 짐이 되지 말고 힘이 되는 각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실장은 “나라가 압축 성장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들이 분출하면서 정부의 작은 실수와 잘못도 확산시키는 불신풍조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럴때 일수록 국무위원들이 중심을 잡고 흐트러진 것을 바로잡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발전하는 조직은 어려움 속에서 배워 나가야 한다”며 “같은 실수를 두번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