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컨소시엄, 중심상업지구 사업 자본금 700억 완납

서울 은평뉴타운의 미래 성장성이 다시 한번 검증됐다. 최근 자금난으로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올스톱' 위기에 놓인 가운데 총 사업비 1조3217억원에 이르는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구 조성사업이 PF 초기단계인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Project Financing Vehicle) 설립에 성공한 것.이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와 은행들은 설립 자본금인 700억원을 전액 납부했다.

14일 서울시와 SH공사,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은평뉴타운의 심장부인 구파발역(지하철 3호선) 일대에 주상복합아파트,호텔,영화관 등 주거·상업시설을 조성하는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구 개발사업의 PFV가 최근 법원으로부터 회사 설립등기를 받았다.

PFV는 대형 부동산 개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하는 '명목회사(페이퍼 컴퍼니)'로 사업으로 얻어지는 수익의 90%를 주주에게 배분할 경우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은평뉴타운PFV㈜인 이 회사의 설립 자본금은 총 700억원으로 사업 시행자인 건설공제조합 컨소시엄이 전액 납부했다. 컨소시엄에는 건설공제조합(25%),SH공사(19.9%),현대건설(12.98%),롯데건설(9.89%),GS건설(9.58%),산업은행(7.55%),국민은행(7.55%),하나은행(7.55%) 등이 참여하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포함된 건설사들과 은행들이 지분율에 맞춰 정상적으로 대금을 완납했다"며 "이에 따라 지난 8일 법원으로부터 회사 설립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3개 건설사는 최근 자금 사정이 빠듯한데도 설립 자본금 230억원을 냈다.
PF안된다고? 은평뉴타운은 '남 얘기'
이 관계자는 "앞으로 추가로 납입될 자본금 1700억원을 합쳐 총 자본금 규모가 24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또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여러 은행들로부터 PF 대출도 받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경기 불황으로 은행과 건설사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운데도 이번 PFV가 성공적으로 설립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그만큼 시장에서 은평뉴타운이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컨소시엄 주간사인 현대건설은 이번 PFV 설립에 따라 내년부터 토지 매입에 나서는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토지 매입,실시 설계안 작성,건축 승인 등을 받아 이르면 내년 9월께 착공할 예정"이라며 "2012년 하반기 준공으로 예정된 사업 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구에는 2012년까지 5만385㎡를 3개 블록으로 나눠 상업·업무시설과 문화시설 등이 들어선다.

주상복합아파트(486가구)와 함께 호텔(메리어트호텔),대형마트(롯데마트),쇼핑몰(롯데쇼핑),영화관(롯데시네마),편의점(GS25) 등의 주거,상업시설이 들어온다. 내년 말께 분양될 예정인 주상복합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분양가는 3.3㎡(1평)당 평균 1500만원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중심상업지구 준공은 2012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지만 할인마트 등 주민 편익과 관련된 일부 시설은 2011년부터 부분 개장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