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에서 시작된 기업의 인터넷 마케팅이 블로그를 거쳐 위젯(블로그 등 사이트 한쪽에 붙어 날씨나 시간 알림,게임 등을 제공하는 일종의 웹 액세서리)으로 진화하고 있다. 마케팅용 위젯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W위젯'(월스트리트 인스티튜트 제작)이다. W위젯이 성공을 거두자 신세계,롯데백화점,한국P&G,서울시,한국IBM,한국관광공사 등 위젯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종 마케팅 기법으로 급부상

서울 부산 대구에 11개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영어학원 월스트리트 인스티튜트가 내놓은 W위젯은 위젯 마케팅 성공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W위젯은 날씨,시간 알림 기능은 물론 간단한 생활 영어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아래부분을 클릭하면 월스트리트 인스티튜트 홈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W위젯은 서비스 8개월여 만에 3만여명의 블로거들이 내려받았고 누적 페이지뷰가 8500만회를 웃돈다. 세계 최초의 마케팅 위젯인 '유니클락'(작년 6월 일본 패션업체 유니클로가 제작)이 세계 85개국 3만4000개가량의 블로그에 설치돼 누적 페이지뷰가 1억3000만건에 달한 것과 버금가는 수준이다.

한국P&G는 샴푸제품인 비달사순을 알리기 위해 가수 이효리씨의 새 앨범 음악과 사진,동영상을 담은 '효리 위젯'을 만들었다. 이 위젯은 지난 7월에 나와 4개월여 만에 누적 페이지뷰 100만건을 넘겼다. 신세계는 추천상품에 대해 네티즌들이 점수를 매기며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신세계 위젯'을 만들었다. 누적 페이지뷰는 56만여건이다.

위젯 전문 개발업체인 위자드웍스 표철민 사장은 "위젯은 건당 약 3000만원인 제작 비용에 비해 마케팅 효과가 뛰어나다"며 "서울시와 여성잡지 엘르가 위젯을 만들었고 한국IBM 한국관광공사 등 10여곳이 마케팅 위젯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자발적으로 퍼가는 광고


기업이 홈페이지에 자신이 알리고 싶은 콘텐츠와 놀이 기능을 함께 묶어 위젯을 만들어 놓으면 네티즌들이 이를 내려받아 블로그나 카페 또는 미니홈피에 올려놓는다. 나중엔 네티즌들끼리 상대방의 블로그 등에서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확산 속도가 빠르다.

위젯 마케팅의 가장 큰 장점은 광고같지 않다는 점이다. 네티즌들을 유혹할 재미있는 기능에 대해 우선 고민하고 전달하고 싶은 이미지나 정보전달은 그 다음에 있는 듯 없는 듯 처리한다는 것.

신세계 관계자는 "구전 효과를 노린 블로그 마케팅만 해도 혹시 블로거가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글을 쓰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면서 오히려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위젯 마케팅은 그럴 염려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위젯이 이미 인터넷 마케팅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카콜라,나이키,BMW 등 유수의 기업들이 위젯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 용어풀이 ]

위젯(widget)=메모나 날씨 일정관리 시계 등 각종 기능을 바탕화면 한쪽에 모아 곧바로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 도구모음이다. 1984년 애플이 바탕화면에 메모장,계산기 등을 띄울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는데 이것이 위젯의 원조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위젯은 PC 하드 디스크에 내려받지 않고 블로그 등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웹 전용 위젯이다. 위젯은 최근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나 인터넷TV(IPTV) 등으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